새해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확실한 변화가 예상된다.


강력한 지각변동 수준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결정판으로 볼 수 있는 8·31 부동산종합대책의 후속입법이 사실상 마무리돼 새해부터 단계적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실거래가 신고제가 가장 큰 파문의 주인공이다.


앞으로 집·땅·건물 등 모든 부동산을 사고 팔 때는 반드시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부동산 거래관행이 획기적으로 투명해질 공산이 크다.


지난 수십년간 부동산거래의 투명성을 해쳐온 이른바 '다운계약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불로소득 차단을 위해 부동산 부자들에게 무거운 세금이 매겨진다.


단순 매매차익을 정부에서 환수하는 장치들도 크게 강화된다.


아파트 청약제도 역시 막연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는 쪽으로 변했다.


대신 집 없는 서민이나 실수요자에게 주택구입 기회를 늘려주는 방향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수요자들도 투자 목적,실수요 목적 가릴 것 없이 이런 변화에 맞춰 부동산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게 세금이란 말을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은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는 우선 보유·양도세가 대폭 강화된다.


가구별로 합쳐 보유주택 가격이 6억원이 넘으면 종합부동산세도 물어야 한다.


주택보급률이 높아져도 계속되고 있는 주택소유 편중을 해결하고 투기억제와 과표 현실화를 앞당기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세금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시행과정에서는 상당한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 세금문제는 내년 집값의 향배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시장의 경우 강화된 제도가 시행도 되기 전에 이미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다.


당장 1월 1일부터 주택,토지 등 모든 부동산을 사고 팔 때 거래가격을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한다.


부동산 관련 세금도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일단 내년에는 1가구 2주택자와 비사업용 나대지와 잡종지,부재지주의 농지·임야·목장용지를 팔 때 양도세가 실거래가 기준으로 부과된다.


이어 2007년에는 전면 시행으로 확대된다.


또 내년 6월1일부터는 부동산 등기부등본에도 실거래가격이 기록될 예정이어서 이른바 '다운계약서' 등 불법·편법행위가 사라지고 투명한 거래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종 개발사업 시행과정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한 장치도 강화된다.


내년 1월부터 택지개발 등 30개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개발부담금이 다시 부활되고 7월에는 60평을 넘는 모든 건물 신·증축행위에 기반시설부담금이 새로 부과된다.


세금으로 환수하지 못한 개발이익을 정부나 지자체가 환수해 기반시설 등 공공사업에 투입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익이 나는 곳에 세금을 물리고,그래도 남는 이익은 부담금으로 환수해 투기를 막기 위한 이중 잠금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공공택지 안에 들어서는 모든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규제(원가연동제 확대)되면서 수요자들의 시세차익 기대감이 커지고 청약열기가 더욱 가열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청약규제가 현재보다 한층 강화된다.


계약 후 최장 10년까지 분양권 전매는 물론 다른 아파트의 재당첨도 금지된다.


중대형 아파트는 채권입찰제가 부활돼 소비자들이 실제 내야 할 분양가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면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청약기회가 늘어 내집마련 기회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판교신도시가 내년 3월과 8월에 각각 분양된다.


이곳은 우리나라 주택정책의 현 주소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8·31대책을 통해 발표된 각종 규제들이 총체적으로 동원되는 종합무대가 될 전망이다.


주택정책 실험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분양권 전매·원가연동제 강화,공영개발·채권입찰제 적용 등 새로 도입되는 제도는 대부분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2006년의 최대 관심 주거단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곳을 노리는 청약대기자들의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