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장외투쟁 외길을 선언했다. 사학법 개정안 무효화를 위해 보름 넘게 장외투쟁을 벌여온 한나라당은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그동안 제기돼 왔던 '원내외 병행투쟁론'을 불식시키며 이 같은 강경 방침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새해 예산안 처리 등을 위해 30일까지 열리는 정기국회 일정은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사학·종교단체 등과 연대해 내년 초까지 전국 순회 집회를 갖는 등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어서 대치정국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의원들을 독려했다. 박 대표는 "(여당이)뺨을 때리고 발길질하고 죽어라고 하는데 맞아죽을 때까지 참아야 하나"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택시 액화석유가스(LPG) 특소세 인하안 등을 주장했는 데도 여당은 이를 무시하는 등 민생을 돌보지 않아 왔다"며 "이러고도 얼굴에 어떤 철판을 깔았기에 민생을 챙기기 위해 국회로 들어오라고 하나"라고 공격했다. 박 대표는 이어 "지금 들어가면 항복한다는 것이다. 한번 나가 투쟁하고 다음 날 들어와 상임위 하면 투쟁이 되겠느냐"며 "아예 들어가든지 장외에서 싸우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원내외 병행투쟁론'에 쐐기를 박았다. 박 대표는 "사학법은 학교문제만이 아니다. 근본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하는 도중에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재희 박형준 김명주 고진화 의원 등이 나서 "지금까지의 장외투쟁으로 충분하다. 국민을 보고 등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강경론에 묻혔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국회가 며칠 남지 않았는데 들어와서 협상한들 무얼 하겠느냐"면서 "의견이 모아졌으니 이제 (장외투쟁)한 방향으로 가자"며 의총을 마무리했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