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못내 대학 못가나"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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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마감일인 28일 대부분의 대학 홈페이지 내 원서접수 사이트의 서버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IT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게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지적이었다.
올해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석종남씨(55·종로구)는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부터 가·나·다군에 지원할 세 군데 대학이 모두 인터넷 접수가 안됐다"며 "곧 정상화될 것이라는 대학측의 설명만 듣고 기다리는데 행여나 지원을 못할까봐 아이가 울고 불고 난리가 났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원서접수를 위탁받은 유웨이 등 원서접수 대행업체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험생인 이정선양(18)도 "모든 내용을 입력하는 순간 확인 페이지가 뜨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며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대입처럼 중요한 사안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에 화만 날 뿐"이라고 말했다.
원서접수 대행업체들만 믿고 있었던 대학들도 발을 동동 굴렀다.
현선해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두 인터넷 업체에 원서접수를 위탁했는데 한 군데만 오후부터 정상화됐다"며 "접수마감 시간을 연장한다고 해도 서버가 또 다운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막판에 수험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위해 2시간 단위로 올리던 학과별 경쟁률을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지방대학들 중 일부는 이메일과 팩스접수까지 허용하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마감시간이 오후 6시였던 충북 서원대는 오후들어 원서 접수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서버가 제기능을 못해 몸이 단 서울 등 외지 응시자들이 직접 학교로 찾아오자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마감시한도 29일 오후 5시로 늦췄다.
서버 연쇄 다운사태에 대해 원서 대행 업체들은 수험생의 동시접속자들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원서대행 업체인 유웨이의 한 관계자는 "수학능력시험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가 들쭉날쭉했고 전형의 종류도 지난해보다 다양해져 수험생들의 상당수가 막판까지 원서접수를 미루는 눈치작전을 펴 서버가 다운됐다"고 말했다.
서버 다운사태에 대해 최재훈 한양대 입학처장은 "일단은 원서가 몰린 것이 원인"이라며 "대행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해 정확한 접속자수를 예측해 서버 용량에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원서를 접수하는 수험생 비중은 2005학년도 정시모집 기준으로 80%를 넘어설만큼 일반화됐다.
창구를 직접 찾아가는 수험생보다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하는 수험생이 4배나 많다는 얘기다.
인터넷 원서접수는 2003년(2004학년도)에 200만건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30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서접수 대행 시장은 유웨이중앙교육(유웨이)과 진학사(어플라이뱅크) 등 2개사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송형석·문혜정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