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의 최대 과제는 향후 수익 창출 사업을 시급히 확보하는 일이다. 그동안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의 호황에 힘입어 어렵지 않게 돈을 벌어주던 사업들이 잇따라 경기하강기로 진입하고 있어서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신세'다. 유화업계의 경기지표로 꼽히는 에틸렌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유화제품의 수요를 견인하던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자급률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탄가스를 이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중동의 대규모 증설 프로젝트들도 위협적이다. 에탄가스로 생산되는 에틸렌은 한국 업체들이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에틸렌에 비해 원가가 40% 이상 싸기 때문이다. 중국과 중동에서 현재 증설 중인 에틸렌 생산 규모는 500만t.내년 상반기부터 2008년까지 차례로 증설이 완료되면서 지난 2∼3년간 호황을 누리던 석유화학사업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LG화학 한화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대림산업 등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정보전자소재나 정밀화학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가 하면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이 에탄가스를 이용한 에틸렌 생산공정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석유화학보단 상황이 낫지만 정유업체들도 미래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지의 석유정제시설 부족으로 앞으로 2∼3년간은 공급 부족 현상을 즐길 수 있겠지만 이들 국가가 자체 정제시설을 꾸준히 만들어 수입량을 줄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