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는 내수시장
침체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추세인 데다 그동안 미뤄졌던 구매욕구가 분출돼 판매촉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는 올해 국내 자동차 수요가 작년보다 11.6% 증가한 125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호황기였던 1999년과 2000년 자동차를 구입했던 사람들이 교체주기(6~7년)를 맞았고,'신용카드 대란'으로 불거졌던 가계부실도 어느 정도 줄어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삼성증권 김학주 연구원)이라는 분석이다.
연초부터 쏘나타 디젤(
현대차),로체 디젤(
기아차),SM3 디젤(르노삼성) 등 각사의 주력 승용차에 대한 디젤 모델이 잇따라 나오는 점도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재료로 꼽힌다.
그러나 △고유가와 건설경기 부진 △자동차 특별소비세 인하조치 중단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일부 SUV의 판매가격 인상 등은 악재로 꼽힌다.
내수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경쟁은 작년보다 훨씬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수입차업체가 2000만~3000만원대의 중저가 차량을 앞세워 대거 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변수 많은 해외 시장
수출 및 해외판매 여건은 다소 불안한 편이다.
고유가로 인한 세계 경기 하락과 원화강세 등 환율 불안 때문이다.
일본 업체를 비롯한 해외 경쟁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차'를 견제하고 나서는 것도 변수다.
미국 시장에서는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기존 '빅3'가 쇠퇴하고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신 빅3'가 부상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을 놓고 이들 일본계 업체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한국 업체들이 소형차와 중대형차 시장에서 쟁탈전을 벌어야 한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올해부터 앨라배마공장이 30만대 생산 체제를 본격 가동하고 신형 쏘나타에 이어 신형 그랜저와 신형 싼타페 등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중고가 차량 시장에서 본격적인 시험 무대에 오르게 된다.
중국 업체의 맹렬한 추격전도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독자생존을 골자로 한 '자동차산업 발전 방향'을 마련,자국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독자모델 개발을 위한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차와 향후 5~10년 안에 해외 시장에서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중소형 승용차의 차별화와 함께 중대형급에서 선두주자인 도요타와 혼다를 앞지를 수 있도록 품질 성능 디자인의 기술혁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성장세 부진에 따라 동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의 판매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신흥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호주 및 러시아,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키로 했다.
GM대우도 중국 동남아 남미 등지로 KD(현지조립생산) 수출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수출 실적이 작년보다 6.6% 증가한 275만대(435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