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선업황은 아주 비관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는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선가가 워낙 고공행진한 데다 수주까지 호황이었던 터여서 올해부터는 조선경기가 급격히 꺾일 것이란 전망과 고부가가치선의 수주로 연착륙할 것이란 시각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LNG운반선(14만7000㎥급)의 척당 가격은 2003년1월 1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월 2억500만달러로 36.6%나 뛰어올랐다. VLCC(초대형 유조선 30만t급)와 컨테이너선(6500TEU급)도 같은 기간 각각 6550만달러에서 1억2450만달러로 90.0%,6000만달러에서 9700만달러로 61.6%나 급상승했다. 하지만 LNG선은 작년 11월 2억500만달러로 상승세가 멈췄으며 VLCC는 1억2000만달러로,컨테이너선은 8900만달러로 각각 선가가 꺾였다. 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고 보는 비관론의 근거다. 현재 컨테이너선 수주잔량이 과잉인 탓에 해운시장이 이 물량을 흡수하지 못하면 결국 전체적인 조선경기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03년부터 대량 발주된 선박이 해운시장에 본격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선주들의 투자심리가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수주 실적의 축소도 우려되고 있다. 세계 1,2,3위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인 254억달러를 수주했다. 2003년 158억달러,2004년 210억달러를 웃돌 정도로 호황이었으니 올해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 그러나 올해 조선경기가 작년과 같은 호황은 아니라도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신규로 건조된 선박이 대량으로 시장에 투입되나 해운시장을 붕괴시킬만한 수준은 아니며 선종의 평균운임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민 부회장은 국내 빅3가 3년6개월치의 수주물량을 확보,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어 무분별하게 큰 폭의 선가 하락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청정연료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고부가가치선인 LNG선 및 LPG선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중선체의 유조선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플랜트 경기 역시 조선업황과 유사할 전망이다. 전세계 발전 및 해수 담수화 플랜트의 경우 전체 발주물량이 과거 7년간의 연평균 물량에 비해 70% 정도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중국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경기가 심각하게 꺾일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