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박사와 한국의 인연은 각별하다. 세계적인 석학치고 그만큼 한국을 잘 아는 사람도 드물 정도다. 그는 지난 90년대 초부터 한국을 자주 방문,한국의 발전상을 지켜보며 나아갈 방향을 나름대로 제시했다. 그 스스로도 한국이야말로 자신이 예견한 '제3의 물결'처럼 초스피드로 발전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서슴없이 꼽았다. 토플러 박사는 지난 2001년 '한국의 정보화 미래에 대한 성공전략 보고서'를 제출,외환위기 탈출에 부심하던 '국민의 정부'에 조언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위기를 넘어서-한국의 21세기 비전'이란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해 주목을 끌었다. 참여정부 들어선 작년 9월 한국을 방문했다.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산업혁신포럼 2015'에 참석,주제발표를 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IT(정보기술)와 BT(바이오테크놀로지)의 발전이 경이롭다고 말했다. 당시 황우석 교수가 복제한 개 '스너피'를 만나기 위해 서울대로 직접 찾아가는 열성을 보였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한국에서 그의 인기는 아주 높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고경영자(CEO) 422명을 대상으로 해외출장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영의 귀재 잭 웰치나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대학생들도 만나보고 싶은 사람 중 첫 손가락에 그를 꼽고 있다. 이 같은 연결고리를 제공한 것이 바로 한국경제신문이다. 지난 1980년대 말만해도 토플러 박사는 한국과 한국인을 싫어한다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녔다. "한국에서 자신의 저서가 아무런 허락없이 해적판으로 출판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해적판이 출판되고 그것이 용인되는 나라나 사람들은 지식 야만인 취급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고 한다. 이후 한국경제신문은 토플러와 출판 계약을 맺고 한국어판을 정식으로 출판했다. '제3 물결' '미래쇼크' '권력이동' '부의 법칙과 미래' 등의 한국어판이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출판됐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한국경제신문은 그를 처음으로 한국에 초청,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 토플러 박사도 한경과의 각별한 관계를 설명하며 "인터뷰 기회를 준데 대해 거듭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