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US오픈을 제패한 '마오리 전사'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이 내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PGA 투어 사무국은 최근 내년에 12∼13차례 가량 PGA투어 대회에 출전하게 해달라는 캠벨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28일(한국시간) 밝혔다.


투어 대회 우승자에게는 2년간 투어 카드를 주고 특히 US오픈 등 메이저대회 챔피언에게는 5년간 투어에 뛸 수 있도록 배려하는 PGA 투어가 캠벨의 요구를 외면한 것은 캠벨의 '약속 파기' 전력에 내년에도 '최소 15개 대회 출전'이라는 PGA 투어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PGA 투어 대회에 15차례 이상 출전하기로 약속하고 투어 카드를 받은 캠벨은 14개 대회만 소화하고 더 이상 PGA 투어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최악의 슬럼프에 허덕이던 캠벨은 14개 대회 가운데 고작 다섯 차례 컷을 통과했으며 그나마 3개 대회는 컷오프가 없는 대회였다.


PGA 투어를 중도에 포기한 캠벨은 유럽 투어로 발길을 돌렸고 한 달만에 아일랜드오픈에서 우승컵을 차지,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PGA 투어와 사실상 인연을 끊은 캠벨은 작년 US오픈 우승을 계기로 PGA 투어에 뛸 것으로 기대됐으나 15개 대회는 도저히 출전할 수 없다고 공공연하게 밝혀 유럽투어 선수로 남게 됐다.


캠벨은 "내 날개가 접힌 느낌"이라면서 "나는 유럽,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고루 참가하고 싶다.


PGA 투어에 연간 15차례 이상 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캠벨은 내년 1월6일부터 하와이에서 2004년 우승자만 초청해 치르는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 그리고 베이힐 인비테이셔널, 또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들이 출전하는 4개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등 10개 미만의 PGA 투어 대회에만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GA 투어는 특히 유럽투어를 겸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반드시 PGA 투어대회에 연간 15차례 이상 출전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어니 엘스(남아공)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