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마감을 앞둔 지난 20일 부산은행에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세계적 신용평가 회사인 피치로부터 안정적 전망을 나타내는 'BBB+'의 장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것이다. 피치사가 부여한 장기신용평가등급 BBB+는 현재 부산은행의 무디스 장기채권 등급 'Baa3(투자적격)'보다 높은 등급으로 부산은행은 이번 등급획득을 계기로 앞으로 국내외 여타 신용평가기관의 등급을 상향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은행이 피치로부터 좋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우수한 자산건전성과 견실한 수익창출 능력,충분한 자기자본,부산지역에서의 시장지배 우위 등을 인정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경영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도 도움이 됐다. 실제로 부산은행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 같은 설명이 뒷받침된다. 부산은행은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창립이래 최대 실적인 2144억원의 영업이익과 16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7.6%와 66.4%가 늘어난 것이다. 또 9월 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2.4%에 달하고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16%,연체비율도 1.36%에 그치는 등 주요 경영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아울러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연간환산 기준으로 국제적 우량 수준인 1.21%와 20.06%로 나타났다. 부산은행은 자사의 수익성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것은 이자 부문과 수수료 부문 등에서의 영업수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나고 대손상각비가 지난해보다 59.8% 줄어든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은행이 이처럼 눈부신 실적을 거둠에 따라 주가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70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폐장을 앞둔 현재 1만3000원을 넘어선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부산은행이 이처럼 올 한해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심훈 행장의 탁월한 리더십을 꼽고 있다. 심 행장이 취임한 지난 2000년 7월 부산은행은 지역경제 장기침체의 여파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되며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일부 지방은행들은 정부에 공적자금 수혈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은행 부총재 출신인 심 행장은 취임 직후 '독자생존'을 선언하고 은행의 생존을 위해 임직원과 함께 뛰었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은 부산광역시 금고 업무를 유치한 데 이어 자기자본 확충이라는 두 가지 중대현안을 해결,독자생존과 장기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부산은행의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위더스클럽'이라는 이름의 새 프라이빗 뱅킹(PB) 브랜드를 최근 출범시켰다. 또 앞으로 부산지역 경기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수출입지원 업무를 대폭 늘리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산지역 공공사업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확대(PF)하고 부산시의 지역개발사업 파트너로 참여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