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전 세계인의 이목이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어 제9차 다자간 협상인 도하개발아젠다(DDA)의 타결여부를 결정할 세계무역기구(WTO) 총회에 쏠리고 있다. 작년 12월 홍콩 각료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던 관세와 농업보조금 감축 협상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해 올해에도 타결의 전기를 마련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감시한인 12월에 타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상반기까지 각 회원국의 구체적인 개방일정을 담은 세부사항(모델리티)을 확정해야 한다. 예정대로 타결되면 내년에는 각 회원국들의 비준과정을 거쳐 오는 2008년부터 DDA체제가 가동에 들어간다. DDA가 기존의 다자간 협상과 다른 점은 종래에는 세계 각국의 고유 문제로 여겨왔던 정책과 기준,기업관행,심지어는 국민들의 의식수준까지 통일시켜 '공정한 경쟁기반(level playing field)'을 만들어 나가는 협상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으로 미뤄볼 때 비농산물 분야는 어떤 식으로든 타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농산물 분야에서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유럽 회원국들의 입장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DDA가 타결되지 못할 경우 전 세계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다자간 협상은 앞으로 상당 기간 어려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