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9)과 소속구단 지바 롯데 마린스의 연봉 협상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미국 하와이 우승 여행에서 돌아온 지난 18일 "지바 롯데에서 1년 더 뛴 뒤 2007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겠다"며 잔류를 선언했지만 이후 계약기간, 연봉 등 구체적인 협상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롯데 구단이 이승엽이 원하는 기간만큼 계약해 주겠다고 밝힌 이상 관심은 연봉에 모아지고 있다. 올해 2억엔(17억원)을 받은 이승엽은 팀내 홈런(30개) 타점(82점) 1위에 올랐다. 지난해의 부진을 씻고 2년 만에 일본 야구에 성공적으로 적응을 마친 이승엽은 "조금이라도 오르지 않겠느냐"며 인상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상황은 동결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롯데는 올해 1천350만엔을 받은 내야수 이마에 도시아키에게 무려 307%(3천150만엔)가 오른 5천500만엔을 안겨주며 맹활약에 대해 확실히 보답했다. 내야수 니시오카 쓰요시도 200% 인상된 5천100만엔에 재계약했으며 에이스 와타나베 슌스케도 130%가 오른 1억 4천만엔에 도장을 찍었다. 이처럼 롯데는 저액 연봉 선수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인상을 해준 반면 고액 연봉자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내밀고 있다. 일본 언론은 29일 롯데가 팀내 최고 연봉자로 마무리 투수인 고바야시 마사히데에게 올해와 같은 2억 3천만엔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고바야시는 올해 2승 2패 29세이브(방어율 2.58)로 퍼시픽리그 세이브 1위에 올랐다. 성적만 놓고 보면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그러나 롯데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바야시가 세이브 기회를 날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며 인상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바야시는 3천만엔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롯데는 5전 3선승제의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2승을 거뒀고 3차전에서도 9회까지 4점차로 앞섰지만 고바야시가 9회 불을 질러 동점을 내줬고 결국 역전패 했다. 이 여파로 결국 5차전까지 치렀고 어렵게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롯데가 고바야시에게 동결로 묶은 것은 이승엽과의 계약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머니 게임'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기에 고액 연봉자의 경우 인상보다도 '그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는 식으로 치부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