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은 지표상 경기회복을 보다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물론 체감경기는 아직도 썰렁하지만 적어도 향후 경기회복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산업생산은 지난 해 같은 달보다 12.2%가 늘어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소비재 판매의 경우 신차 효과,특소세 변수(變數) 등으로 승용차가 많이 팔린 탓도 있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 따져봐도 상당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장비와 함께 운수장비 투자가 늘면서 증가율이 10월 1.7%에서 6.9%로 높아졌다. 특히 경기회복 시기에 나타나는 운수장비 투자 증가는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7개월째 상승했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 만에 상승하면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경기사이클상 내재된 회복압력이 더욱 강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이 본격적인 추세(趨勢)를 예고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속단하기 이른 측면도 없지 않다. 한국은행의 12월 기업경기조사를 보면 21%만 내년 업황이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했을 뿐 60%는 올해와 비슷할 것,18.5%는 나빠질 것이라고 각각 답했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도 내년 3분기쯤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제조업 업황 BSI도 최근 몇 달간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100에는 훨씬 못미치는 85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현장의 심리는 아직도 본격적인 경기회복과는 거리가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야 경기회복도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설비투자가 1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증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게다가 내년엔 투자가 본격 회복될 것이란 징후(徵候)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산업은행이 발표한 내년도 기업들의 설비투자계획조사 결과 제조업의 투자증가율이 사실상 제로 수준에 가까웠다는 점에서도 뒷받침된다. 정부는 이 점을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 내년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경기회복 기반을 공고히 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다고 정부가 밝혔지만 그 관건은 기업투자 활성화에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