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는 28일 저녁 '올해의 경제인 선정'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2005년 중국 경제계를 빛낸 10명을 선정,시상하는 자리였다.


최고 대상인 '2005년 경제인'으로 뽑힌 인물은 덩중한(鄧中翰·37) 중싱웨이뎬쯔(中星微電子·영문명 VIMICRO)회장. 사회자는 그를 '자주 기술로 세계 시장을 휩쓴 인물'로 소개했다.




덩중한이 개발한 '싱광(星光)반도체'는 컴퓨터와 휴대폰,정보가전기기 등에 쓰이는 멀티미디어 이미지프로세서 반도체.


이 제품은 중국 IT업체뿐만 아니라 삼성 필립스 소니 후지쓰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쓰고 있다.


이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이 60%를 넘는다.


중싱웨이뎬쯔는 이 같은 실력을 바탕으로 지난 11월15일 뉴욕 나스닥시장 등록에 성공하기도 했다.


중국기업이 고유기술을 바탕으로 나스닥에 입성하기는 처음이었다.


국영 CCTV가 덩중한을 '올해의 경제인'으로 뽑은 것은 중국이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주적인 기술창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자주적인 기술창조(自主創新)'는 중국이 내년부터 시작할 11차5개년계획의 핵심사안.


각 산업에서 고유 기술개발에 나서 서방국에 대한 기술종속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덩중한의 선정은 곧 그를 '자주창신'의 표상으로 부각시켜 기술개발 분위기를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중국 언론은 '숨어있던 덩중한을 전면에 끌어낸 것은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 의지를 반영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술개발의 '영웅'으로 부각된 덩중한은 중국 IT업계에 폭넓게 포진하고 있는 '해외유학파(海歸派)' 중 한 명. 베이징 과기대학을 졸업한 그는 지난 92년 미국 버클리대학으로 유학, 전자공학과 박사학위를 땄다.


그는 IBM 등 7년여 동안의 미국 생활을 접고 99년 귀국, 중싱웨이뎬쯔를 창업했다.


덩중한의 성공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창업 당시 중국 신식(정보)산업부는 그의 능력을 인정,1000만위안(약 12억7000만원)을 벤처투자 형식으로 선뜻 내줬다.


중국의 첫 벤처투자였다.


그는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개발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가 '싱광반도체'로 나타난 것이다.


덩중한은 CCTV프로그램의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중국의 기술창출,그 별빛은 무한하다(中國創新,星光無限)'라고 표현했다.


현재 기술을 다른 반도체분야로 확대,반도체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그의 꿈이라고 했다.


CCTV는 이 밖에도 중국어 인터넷검색 분야에서 구글을 몰아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중국자동차의 세계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있는 치루이자동차의 인퉁야오 사장,국제 석유업체 매각을 주도한 중국해양석유의 푸청위 회장 등을 10대 인물로 선정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