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가 기분 좋은 마감을 했다. 코스피지수는 1379.37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작년 말에 비해 53.9%가 올랐고,코스닥지수는 701.79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84.5%나 상승했다. 고위 정책당국자들이 경제 치적(治績)으로 자랑할 만한 실적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과연 새해에도 이러한 활황세가 지속될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사실 올해의 주식시장 활황은 '적립식펀드 열풍' 때문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년 동안 외국인과 개인들은 7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이를 기관투자가들이 모두 순매수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한마디로 간접투자 확대가 활황을 이끈 셈이다. 특히 이는 주식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과거 우리 증시가 '냄비증시'라는 비유에서도 드러나듯 주가의 급등락은 물론 뇌동매매(雷同賣買)가 극성을 부리는 등 무척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왔지만 든든한 기관들이 버티고 있으면 그런 불안정성을 어느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펀드열풍으로 인한 활황은 자칫 더 큰 불안요인으로 대두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시장흐름에 조그만 이상이 생겨도 펀드환매 요구 등이 많아질 경우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몰고올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일시적인 금융시장의 변화나 환율 등 국제외환시장의 흐름에 따라 가변적인 요소들이 가세할 경우 그 파장(波長)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생태적으로 내재돼 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를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야 할 것이다. 우선 시중의 부동자금을 증시 주변에 묶어 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하면 부동산투기 확산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돈이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또 주식시장이 기업자금조달 창구로서 충실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에 대한 개선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상장회사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어느 정도 안심할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한다거나 상장등록비용을 줄여 기업공개가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실물경제지표에서 밝은 신호가 켜진 만큼 내년 주식시장도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