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스타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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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팅힐'(1999년)은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가 촬영차 건너 간 영국에서 평범하고 소심한 서점 주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멜로물이다.
극중 남자의 친지들이 편당 출연료를 묻자 여자는 가볍게 "1500만달러"라고 답한다.
주인공 역을 맡은 줄리아 로버츠의 당시 개런티였던 셈이다.
줄리아 로버츠의 최근 출연료는 2500만달러.톰 행크스,톰 크루즈,멜 깁슨 등과 비슷한 액수다.
덴젤 워싱턴과 러셀 크로는 2000만달러.그런가 하면 독일의 카레이서 미하엘 슈마허는 올해 연봉과 대회상금 등 8100만달러,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연봉과 기타 수입 등 3000만달러를 벌었다고 한다.
박찬호 선수의 연봉은 1500만달러(150억원).국내에선 프로야구 선수의 최고 연봉이 7억원 이상,농구는 4억원 이상으로 돼 있다.
연예인으론 배우 장동건씨가 68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를 중심으로 한 인기인의 몸값은 과연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노동의 대가라면 어디까지가 이들의 노동인가.
궁금하기만 한 이런 물음에 대해 영국 스태포드셔 대학 엘리스 캐시모어 교수가 "스타의 노동은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그 자체"라고 답했다는 소식이다.
유명 인기인의 경우 경제생활과 사생활이 분리될 수 없으며 따라서 일반의 관심을 끄는 일거수 일투족,심지어 스캔들까지 엄연한 생산행위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스타경제학에 따르면 스타는 곧 엄청난 가치를 지닌 브랜드다. 일단 떴다 하면 말과 행동 표정은 물론 염문과 기행까지 돈으로 만드는 게 가능해진다.
한류 붐에 따른 수출 증대와 관광객 증가는 스타의 힘 내지 경제적 가치의 위용을 보여주고도 남는다.
스타는 존재를 나타내는 것 자체가 생산행위라는 스타경제학의 정의에 대해 새삼 주목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가 그렇듯 스타 역시 세심하고도 끊임없는 관리를 필요로 한다.
줄리아 로버츠는 '노팅힐'에서 "난 16살 이후에 단 한번도 마음 놓고 먹어보지 못했어요"라고 털어놓는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