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채권단은 29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구성 및 인수합병(M&A)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산업은행이 외환은행이 주도하는 매각 방식에 일방적으로 따라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조기 졸업은 채권단 내 주도권 다툼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환 산업 우리 현대증권 대한투자증권 수출입은행 등 6개 금융회사로 이뤄진 현대건설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이날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의견 조율에 나섰으나 타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2대 주주인 산은은 이날 회의에서 "현대건설 워크아웃 졸업과 리파이낸싱(채권단 차입금 상환) 등에는 동의하지만 주주협의회 구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산은은 "워크아웃 졸업이 결정됐을 때 구성될 9대 대주주 협의회 의결 방식을 만장일치 합의 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졸업에 대한 동의 여부를 해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산은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된 주주협의회 운영 방식에 만장일치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제값을 받고 팔자는 게 근본 이유"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사례에서 100% 동의로 의결한 경우는 없었다"며 "산은이 현대건설 매각의 주도권을 쥐기위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산은의 태도가 외국 투자자에게 한국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줄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주협의회를 구성할 9개 채권 금융회사들은 30일 또 다시 모여 최종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유영석·송종현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