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5세대의 정치성향은 진보성향이 다소 강한 중도표방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중앙리서치는 "2635의 경제성향이나 사회성향이 실리적이고 개방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들의 '진보'는 386의 '진보'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기 힘들다"면서도 "현상고착을 거부한다는 측면에서 진보성향으로 해석된"고 말했다.


2635세대의 미묘한 정치성향은 정당지지도와 차기대통령 적합도에서도 읽혀진다. 2635세대는 다른 모든 세대들이 한나라당을 열린우리당보다 훨씬 더 지지하는 가운데서도 홀로 열린우리당(28.0%)을 한나라당(26.6%)보다 더 지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차기대통령으로 누가 적합한가'라는 질문에선 이명박 서울시장을 어느 인물보다 더 선호하고 있다.


인구의 17%를 차지하는 이들의 이 같은 복합적인 정치성향은 차기대선의 판도를 좌우할 결정적인 캐스팅 보트로 보이는 대목이다.


현상고착을 싫어하면서도 실리적이고 개인적인 세대답게 이들은 정치적 이념이나 선호정당과는 별개로 대통령감은 개인의 이미지를 중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임출 중앙리처치 사장은 "실무적이고 변화지향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 시장의 개인선호도가 이 시장의 소속 정당이 한나라당이라는 보수정당이라는 사실을 압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런 맥락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젊은 연령층에서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됐다.


정 후보에 대한 전체 지지도는 6.1%인 반면 2635세대의 지지도는 9.2%로 뛰었다. 소속 정당을 따지기보다 후보 개인의 이미지를 중시하는 2635세대의 성향은 선거가 임박할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인터넷 주도 세력으로 정보 접근뿐 아니라 확산 능력이 탁월해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대권 후보들 간 사이버 홍보전이 2002년 대선 때보다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2007년 대선에서는 5년 전에 비해 인터넷 1세대인 2635세대가 사이버 주도세력으로 뿌리를 내리면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소에는 모래알처럼 떨어져 있다가도 특정 상황에서 폭발적인 응집력을 보이는 특성을 반영한 분석이다.


2635세대의 통일관은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고 있다.


'현 시점에서 무리가 따르더라도 남북통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데 대해 중립적인 의견이 어느 세대보다 많았다. 요컨데 통일문제를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을 표출하는데 머뭇거림이 없는 2635세대는 정치 성향을 묻는 어떤 질문에 대한 응답유보 비율이 다른 계층에 비해 뚜렷하게 낮았다.


이들은 1980년대 이후 급격한 사회 변화를 보면서 커온 데다 이질적인 글로벌 문화 수용 능력까지 갖추면서 자신의 성향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정치적 신세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