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애널리스트들이 2006년 아시아 경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은 올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 10개국의 경제성장률 가중평균 전망치가 7.5%에 달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3개월 전 예상치인 6.4%보다 크게 상향 조정된 수치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각각 10.1%와 8.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비해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의 성장률은 4∼6% 수준에 그칠 것으로 CSFB는 예상했다. 아시아 경제에 대한 이 같은 밝은 전망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위험요인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과 인도는 올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중대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또 양국 정부가 이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아시아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과잉투자는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인도의 약점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소비에 비해 투자가 부진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너무 많은 것을 생산하면서 소비를 뒤로 미루고 있고 인도는 미래의 수입을 미리 소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는 "중국의 과도한 투자는 미래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에 근거를 두고 있고 인도는 소비중심의 경제성장을 보고 몰리는 자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내수소비는 폭발적인 수출을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급증하는 무역흑자로 연결되고 있다. 중국은 2005년에 10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인도의 사정은 중국과는 정반대이다. 인도는 전력 항구 도로 공항 등 기본 인프라가 취약해 상품 수출이 신통치 않다. 인도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백오피스(후선지원업무) 서비스는 아직까지 인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 이처럼 수출이 제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의 내수소비는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는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이 본국에 보내오는 달러와 국내 자산을 외국인에게 팔아 얻은 돈으로 지나친 소비를 하고 있다. 결국 중국과 인도 모두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중국은 미국의 무역보복 위협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만약 미 재무부가 중국의 환율조작을 확인하고 미 의회가 장난감 섬유제품 신발 전자제품 등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면 이는 중국의 수출중심 경제성장 전략에 치명타를 가하게 된다. 중국이 내수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무역흑자와 과잉생산능력 문제의 해결책을 얻지 못해 중국 경제의 빠른 성장은 올해 지속되기 어렵다. 급증하는 인도의 무역적자는 외국 투자자들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무역적자가 270억달러에 달해 2004년 전체 무역적자(280억달러)와 비슷한 규모를 나타냈다. 메릴린치의 아시아 담당 전략가들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증시들 가운데 우리는 인도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경상수지 악화가 인도 루피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 달러화에 대한 루피화의 가치는 지난해 4·4분기 2.6% 떨어져 아시아 통화 가운데 일본 엔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90%에 이르고 있는 인도의 부실한 재정 문제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는 올해 고유가 충격,미 달러화 가치 급락,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악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이 글은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인 앤디 무커지의 'China and India to Face Daunting Risks in 2006'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