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1일이 되면 떠오르는 붉은 해를 바라보며 우리 모두는 희망을 빌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제 대다수 국민은 더 이상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이 나라의 지도자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지도자가 되지 않고 일부 국민과 집단의 지도자로 처신하며 국민을 편가르고 반목과 질시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일년 내내 경제는 뒷전인 채 신문법,과거사법,사학법을 통과시키고 수도이전을 강행하느라 온 나라가 편을 갈라 싸우다가 허송세월했다. 결국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고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어렵고 일자리 찾기 힘든 청소년들은 여섯 명 중 한 명이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희망을 잃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 지긋지긋한 갈등과 증오의 세월이 하루 빨리 끝나기를 기원하고 있다. 그것이 대다수 국민의 새해 소망이다. 다행히 대통령이 새해에는 국민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겠다고 했다. 우리는 작년 이맘때쯤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새해엔 경제를 우선하겠다고 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을 때 소비가 활기를 띠면서 나라 분위기가 밝아졌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한 분위기가 왜 실종되고 나라에 영일이 없었는지 참여정부는 숙고해야 한다. 느리긴 하지만 새해엔 소비와 투자도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 같고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 덕택으로 작년 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주식시장도 특별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호조세를 유지할 것 같다. 그동안 어려운 정치사회적 여건 하에서도 고군분투한 우리 기업들은 새해에도 최소한 작년 수준의 수출은 유지할 것 같다. 그러나 다른 한편 북핵문제,고유가,지방선거,개헌논란 등과 같은 악재들도 잠복해 있다. 따라서 관건은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러한 여건을 어떻게 살려 경제를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시키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편안함을 되찾아 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보수와 진보,우파와 좌파,기득권층과 소외계층을 모두 보듬는 모든 국민의 지도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제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 땅의 보수도 우파도 기득권층도 새로이 태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역사의 발전이다. 대통령 스스로 과거의 섭섭함,혐오감과 열등감을 모두 떨쳐 버리고 미래를 위해 화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임기 내에 모든 것을 뒤바꾸겠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무리하게 신문법,과거사법,사학법,8·31부동산법 등을 추진한 것은 이러한 조급함에서 비롯됐다. 이제 이 법들에 대해 다수의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아내 그들을 안심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올해 추진할지도 모를 국보법 개정도 마찬가지이다. 그 다음에 측근 참모와 장관들도 이러한 차원에서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는 사람들을 등용해야 한다. 국민을 향해 눈을 부라리고 독설을 쏟아내며 국민을 불안하고 화나게 하는 참모들은 참여정부에 불필요한 누를 끼칠 뿐이다. 전문성과 자신감에 근거한 편안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참모들을 등용해야 한다. 그리고 실질적 통치기간이 1년도 채 안 남은 올해엔 새로운 개혁 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추진하던 정책들을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들에 특혜는 주지 않더라도 불필요한 규제와 역차별로 기업들을 옥죄지 말고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필요이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금산법과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들도 정부가 하루 빨리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특별한 경기부양책 없이도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고 소비심리도 따라서 살아날 것이다. 8조원 정도의 신규투자만 이루어지면 경제성장률이 1% 이상 올라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든 국민의 불안감도 많이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