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윤하 < 서울중앙지법 판사 bluerock@scourt.go.kr > 언론매체의 보도목표는 사실에 대한 신속한 보도와 정확한 보도를 그 생명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신속한 보도와 정확한 보도는 이를 동시에 충족하기에는 서로 양립하지 아니하는 대립적인 면이 있다. 더욱이 취재에 관련한 인원과 장비가 제한된 열악한 취재환경 속에서 두 가지 목표를 충족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것은 그 분야에 종사하지 아니한 문외한도 쉽게 상상이 된다. 그런데 언론이 보도하려는 대상으로 삼는 사실에는 크게 두 가지 즉,사건과 사고의 보도와 같은 존재적 사실 및 사회적 문제점이나 현상의 분석보도와 같은 평가적 사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의 사실에 관한 보도는 정확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대로를 신속하게 보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후자의 사실에 관한 보도는 신속도 중요하지만 분석이나 검증의 정확한 보도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 발생한 우리나라의 저명한 교수의 줄기세포에 대한 언론매체 보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접하면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자연과학의 연구물에 관한 보도는 평가적 사실에 관한 보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언론매체들이 보도하는 방법은 사고나 운동경기를 중계하듯 신속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를 했다. 언론기관에 따라,시간에 따라,성명을 발표하는 사람에 따라 보도내용이 서로 달라 어느 내용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 아마 국민 모두가 보도내용에 따라 이쪽을 원망했다가 다음에는 저쪽을 비난하는 희극 같은 현실이 실제로 대한민국 안에서 일어났고, 이것이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다. 언론매체들이 줄기세포에 관한 진실과 문제점을 차분히 분석(전문기관을 통한)해 정확하게 보도했더라면,전 국민의 혼돈과 세계적인 웃음거리는 면할 수 있었을 텐데…. 언론기관의 취재 및 보도권은 국민의 알권리에 근거하지만 국민은 언론기관의 보도가 혼란과 절망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유익하기를 바라고,그 취재방법도 정당하기를 바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들이 하는 일을 돌아보고 혹시 사심이나 다른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점이 없었는지를 점검해 앞으로 진보적 발전을 했으면 좋겠다. 행여 능력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자리의 권위와 명예를 더럽히지나 않았는지,국민의 재산과 권리를 보호하고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 또는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나에게 주어진 일을 왜곡하지는 않았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