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의 신진 당수 데이비드 카메론(39)이 '대처리즘'으로 대표되는 전통 보수주의 이념과 극적인 결별을 선언했다. 영국 언론들은 2일 카메론 당수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유산을 떨쳐내고 '사회적 약자'의 이익옹호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실리와 실용을 중시하는 '중도사상'이 영국 정계의 대세로 자리잡게 됐다고 분석했다. '보수당의 현대화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카메론은 "대처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그의 이념은 더 이상 영국 사회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대처리즘을 탈피하겠다고 지난 1일 선데이텔레그라프에 게재된 정책 광고를 통해 밝혔다. 그는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는 일부 환자들에게 의료비를 보조하는 보수당의 의료정책인 '페이션트 패스포트'제도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민간병원에서의 치료는 정부 지원을 받아도 너무 비싸기 때문에 서민들은 이용이 불가능한 '부자들만을 위한 의료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는 또 "보수당이 언제나 부자들과 대기업을 지지해야만 한다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가진 자보다 갖지 못한 자의 이익을 옹호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나는 과거 이념의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카메론은 이와 함께 노동당의 유력한 차기 당수로 거론되고 있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을 "1980년대 사고에 사로잡힌 구시대적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새로운 보수주의자인 자신과 낡은 진보주의자인 브라운 장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나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브라운 장관은 차기 총선에서 카메론 당수와 정권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