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수업 끝! 이제부터는 실전이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임원 인사에서 중견기업 창업주의 2세,3세들이 속속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그룹 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아오다 이제 경영자로서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젊은 피로 등장하고 있는 것.


기초소재 제조 기업인 일진그룹은 최근 임원 인사에서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장남과 차남을 각각 계열사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허 회장의 장남 정석씨는 일진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을,차남 재명씨는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 전무를 맡았다.



허 부사장과 허 전무는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시간대학,보스턴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후 일진다이아몬드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허 부사장은 일진전기 근무 시절 발로 뛰는 현장 경영으로 그 전까지 주춤하던 전선사업부의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전무는 지난해 일진경금속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부친으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음을 입증했다.


주방가구 업체 에넥스도 작년 말 인사에서 창업주 박유재 회장의 차남 진호씨를 신임 사장으로 맞이했다.


박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5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무궁화3호 발사기술부장을 역임하는 등 우주공학 전문가의 길을 걷다가 박 회장의 간곡한 권유로 지난 2002년 에넥스 상무로 입사했다.


에넥스는 박 회장의 장남인 진규씨가 부회장으로 에넥스차이나 등 해외 부문을 담당하고 있고 차남인 박 대표가 국내 부문을 맡음으로써 2세 경영체제를 굳혔다.


애경그룹은 작년 12월14일 인사에서 장영신 회장의 막내아들 승석씨를 애경개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애경그룹은 장 회장의 장남 형석씨가 그룹을 총괄하고 차남 동석씨는 유통·백화점을,막내는 골프장을 경영하는 2세 경영체제를 완성했다.


한국도자기는 지난 1일자로 김동수 그룹 회장의 차남 영목씨를 리빙한국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워싱턴대에서 세라믹아트를 전공한 후 1991년 한국도자기에 입사해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쳤다.


김 회장의 장남 영신씨는 한국도자기 사장을 맡고 있다.


한편 이들 기업 외에 보령그룹도 지난 2일자로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막내딸 은정씨를 보령메디앙스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눈길을 끌었다.


송태형·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