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은행이나 증권사에 펀드 판매를 의존해온 자산운용사들이 5일부터 법인을 대상으로 직접판매에 나선다.


하지만 기존 판매채널과 연기금 등 '큰손' 사이에서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판매 수수료 급감을 우려,펀드 직판에 부정적인 반면 법인은 수수료가 싼 직판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46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절반이 채 안되는 22개사만이 이달 중 펀드 직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일부터 직판에 나서는 회사는 17개사다.


또 판매·관리비 부담 등을 이유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펀드를 판매하려는 자산운용사는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 계열 자산운용사는 개인 직판을 위한 전용 펀드 개발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성사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이에 따라 당초 펀드 직판제 도입 취지인 개인 고객의 수수료 절감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판매회사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직판을 무작정 확대하기도,그렇다고 직판을 이용해 수수료를 아끼려는 연기금 등의 요구를 외면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며 "자산운용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초래되는 것 이 아닌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 직판의 경우 많은 관리비용이 들 뿐 아니라 실명확인 은행 연결계좌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않아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달부터 펀드 직접판매에 나서는 22개 자산운용회사의 직접판매 한도는 30조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직판제도가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자산운용사가 받은 직판관련 예수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펀드 가입을 신청한 뒤 실제 가입되기까지 최소 하루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 중 은행처럼 별도 계좌에 예치,자산운용회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고객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자산운용사에 대한 판매 및 관리수수료 징수금지 규정도 완화,직판에 따른 전산설비 투자 등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