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문호 괴테는 세계문학사상 불세출의 명작으로 꼽히는 '파우스트'를 90세가 지나서 완성했다. 92세까지 장수한 피카소 역시 말년에 예술혼이 더욱 빛났다고 한다. 평생을 쉼없이 독서하고 창작활동에 매진한 덕분이다. 이것은 현대의학이 증명하는 사실이기도 하다. 대뇌의 신경세포 중에는 나이가 들면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은 노화되지만,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수상돌기는 지적자극을 받을수록 증가하기 때문이다. 암 못지않게 누구나 두려워하는 치매는 뇌에 대한 자극이 감소하면서 진행된다는 게 정설이다. 바꿔 말하면 뇌의 활동성을 높이면 치매예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뇌를 자극하는 데는 독서가 제일이라고 한다. 하루 1시간 이상 독서를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위험이 훨씬 낮았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문맹인 사람의 치매확률이 높은 것은 이런 까닭이 아닌가 싶다. 흔히 독서라고 하면 고전이나 명작 등의 책을 연상하는데 '신문읽기'야말로 최상의 독서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뇌구조의 권위자인 일본 도호쿠대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얼마전 출간한 '뇌를 단련하는 신문 읽는 법'에서 신문을 잘 읽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확신하고 있다. 신문은 우리 일상생활의 기사들을 싣고 있어 흥미가 있을 뿐더러 수치와 도표 등이 다양해 두뇌훈련에는 그만이라는 것이다. "뇌를 녹슬지 않게 하려면 신문을 읽는 게 최고"라고 했던 어느 세계 최장수 노인의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신문독서의 능률을 올리려면 소리내서 읽는 음독(音讀)이 좋다고 한다. 음독은 두뇌를 활성화시키면서 집중력과 기억력을 배가시킨다는 것이다. 게다가 좋은 글을 베껴쓴다든지,다양한 단어를 생각하면서 글을 자주 쓴다든지 한다면 기억력 증진에는 그만이다. 고스톱이 치매예방에 좋다고 하는 근거없는 속설을 버리고,쉽게 접할 수 있는 신문을 정독하면서 당장 독서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