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고객만족 경영'이 결실을 맺고 있다. '경쟁 무풍지대'라는 오명을 벗고 고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겠다는 공기업들의 노력이 하나 둘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고객만족도 평가에서도 주요 정부 투자기관과 산하기관의 고객만족도 평균 점수는 해마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기획예산처가 최근 발표한 '2005년도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17개 공기업의 고객만족도 평균 점수는 80.6점으로 전년대비 1.2점 높아졌다. 공기업 고객만족도를 조사하기 시작한 1999년 58.1점에 불과했던 평균 점수는 △2000년 63.0점 △2001년 66.5점 △2002년 72.3점 △2003년 76.8점 △2004년 79.4점 등으로 7년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설문대상을 무작위로 추출하고 조사대상 고객 수도 20% 이상 늘리는 등 꼼꼼하게 실시한 조사인데도 평균 점수가 오히려 올라갔다. 공기업들이 고객들의 마음을 잡는 데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돋보이는 고객서비스 일반 개인이 자주 찾는 공기업(8개) 중에서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전력공사가 각각 83점을 얻어 고객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공사는 임대료 연체 이자율을 연 13%에서 연 9.5%로 내려 서민층 입주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준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전은 고객콜센터 전국 확대,홈서비스 시행,정전 복구 24시간 지원체계 확립 등의 활동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기획처는 설명했다. 공동 3위에는 한국공항공사와 한국농촌공사(옛 농업기반공사)가 올랐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5위를 기록했다. 기업과 공공기관을 상대하는 공기업(9개) 중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KOTRA가 '고객만족도 1위'에 올랐다. 가스공사는 본사 및 지사별 '고객만족 추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도·소매업자 간 공동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고객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푸른환경가꾸기 운동,천연가스버스 보급 등 공익사업을 적극 수행한 것도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KOTRA는 24시간 사이버상담시스템을 가동,중소수출업체에 대한 정보서비스를 강화하고 외국투자기업을 위해 홈닥터제도(종합관리체제)도 운영했다. '해외마케팅 자문단'을 통해 중소기업이 신규 거래처를 발굴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산하기관도 고객만족경영 정부부처 산하기관 중 한국가스기술공사 수출입은행 등이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기획처는 최근 경영혁신대상 산하기관 207개 중에서 별도로 고객만족도를 조사하는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관리법 적용기관을 제외한 97개 산하·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 고객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산하기관(39개)의 평균지수는 76.6점으로 '만족'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개별 산하기관 중에서는 가스기술공사 수출입은행 등과 함께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한국갱생보호공단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국제협력단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한전기공 등이 상위 20% 이내 그룹에 포함됐다. 경제·인문사회계 출연 연구기관 29개 중에서는 국토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한국청소년개발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상위그룹으로 분류됐다. 이 밖에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 29개 중에서는 고등과학원과 국방과학연구소 한국전기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등이 상위 점수를 받았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