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對中 수출ㆍ투자 궤도 수정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문형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금년은 중국에서 제11차 5개년계획이 시작되는 해이다.
이 계획은 후진타오 정부가 2002년부터 3년간 400여만명 이상을 동원해 작성한 것으로 향후 10년간 중국경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이 계획은 향후 중국정부의 경제운용과 관련,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중 중요한 것들을 간추려 보면 첫째, 성장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분배가 중시될 전망이다.
둘째,성장주도 세력과 방식이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에서 국내기업 중심의 내수위주로 전환될 조짐이다.
셋째,선부론(先富論)의 불균형성장에서 균부론(均富論)에 입각한 균형성장으로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정부의 정책변화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연 두 번째일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전략은 한마디로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이었다.
현재 중국에서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외자기업은 20여만개에 달한다.
이는 한국과 대만 제조업체 숫자를 합한 것과 비슷하다.
이들 외자기업들이 중국 제조업 생산의 3분의 1,수출의 60%를 차지하면서 단기간에 중국을 세계제조공장과 무역흑자국으로 변신시켜 왔다.
2002년 WTO 가입 이후 4년간 중국은 1885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창출했고 외화보유액도 5900억달러가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한편으로 중국의 수출과 내수간 불균형을 키워왔다.
지난해 중국의 교역규모는 1조4000억달러를 넘어서 GDP 대비 교역비중이 70%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평균치인 46%를 훨씬 넘는 수치이며 경쟁국인 BRICs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중국경제가 이만큼 대외리스크에 노출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반면 GDP 대비 소비 비중은 54%에 불과해 세계 평균치인 78%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또한 과다한 무역흑자와 외화보유액으로 인해 중국과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존 경제대국 간의 통상마찰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미 일본과는 정상외교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관계에 돌입해 있다.
미국과도 무역수지 흑자와 위안화 절상 문제로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유럽과도 섬유분쟁문제가 심각하다.
그동안 서방 선진국들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추진했던 외자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이 한계에 달한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의 수출확대에 편승해 대중 수출과 투자를 확대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성장전략 전환은 우리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칠 것으로 예상돼 대비책 마련이 절실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중국 현지에 투자한 우리 기업에 대한 정보제공 및 경영자문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에서 가동중인 우리 제조업체는 최소 1만여개가 넘고, 이중 90% 이상은 중소기업이며 대부분 단독투자 형태이다.
따라서 중국의 거시적 환경 변화에 관한 정보력이 달릴 수밖에 없다.
당장 금년부터 내외 기업간 조세부담률이 일원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외자기업의 모기업과 중국 자회사 간 수출입에 대한 이전가격조사도 보다 엄격히 시행될 예정이다.
중국내 외자기업들의 경영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다.
둘째,수출용 중심인 우리의 대중 수출구조를 내수 위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의 대중 수출의 80%는 중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수출용 제품에 사용된다.
따라서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면 자연 우리의 대중 수출도 줄어든다.
기존의 저부가가치,원부자재 중심의 대중 수출구조를 고부가가치,최종재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금년부터 중국 정부는 소형 주택과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의 소비를 정책적으로 적극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더욱 치열해질 다국적기업간의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우위를 확보하려면 연구개발과 인재의 현지화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