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골프장인 스카이72골프장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자주 마주치는 사람이 있다.골프장내 실무를 총괄하는 오방렬 지배인(43)이다.


그는 지난 92년 아시아나CC 전산팀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골프장과 인연을 맺었다.이후 영업관리, 예약 및 회원관리, 경기진행 등 골프장의 모든 업무를 두루 거쳤다.골프장에서 잔뼈가 굵은 '골프장맨'인 셈이다.



"골프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골프치는 분들이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 많기 때문인지 매사를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더군요. 회원제 골프장에선 자주 보던 회원분이 갑자기 보이지 않으면 세상을 떠난 것이어서 그럴 땐 감정이 묘해집니다."


오 지배인은 스카이72 골프장이 개장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나 다양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클럽하우스 내 물건들이 없어지는 일이 많더군요. 특히 구두주걱은 10개를 비치하면 매일 2개 정도는 누가 집어갑니다. 예쁘게 생긴 빗이나 쓸 만한 화장품도 들고 가버리고는 합니다."


코스 내에 해저드가 많다 보니 클럽을 잃어버리고 나서 물어달라는 경우도 있었다.


"한 골퍼가 비 오는 날 클럽을 물에 빠뜨리고 나서 골프장에 변상을 요구했어요. 골프채를 찾기 위해 잠수부를 동원하려면 15만∼20만원 이상의 인건비가 들어갑니다. 법적인 자문을 구해봤더니 골프장측에서 변상해줄 의무는 없다고 하더군요."


그는 퍼블릭 골프장이니까 손님들이 '멋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운영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하지만 오히려 퍼블릭 골프장이니까 진행에 더 신경 써주고 직원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지배인은 또 스카이72가 개장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본 곳은 인천공항고속도로 이용요금을 징수하는 민간사업자라고 귀띔했다.


72홀 골프장의 연간 내장객 32만명,그리고 골프연습장 이용객 8만여명을 합해 총 40만명이 이용한다고 추산할 경우 통행료(왕복기준) 수입이 연간 45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오 지배인은 좋은 골프장이 되기 위해서는 코스도 코스지만 결국 '캐디 싸움'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좋은 캐디를 얼마나 많이 양성하고 확보하느냐에 따라 골프장의 질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퍼블릭코스는 무조건 싸야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랭킹 1,2위를 다투는 페블비치골프장은 퍼블릭코스지만 그린피가 비쌉니다. 스카이72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명문골프장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