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외곽 공격'을 통해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를 비롯 이번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하기 위한 마지막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지난해 12월 말 삼성 계열사들의 외부 감사인으로 지정된 회계법인 3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상자 20여개와 CD 10여장 분량의 계열사 회계 자료를 확보했다고 4일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들은 이미 관련 자료를 모두 없앴을 것으로 생각해 회계법인을 압수수색했다"며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조치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 회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그동안 이번 사건의 피고발인 33명 중 이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현명관 삼성물산 회장 등 핵심 관계자를 제외한 20여명을 불러 조사해 왔다. 당시 에버랜드 법인주주였던 이들은 CB를 배정받지 않고 실권한 이유에 대해 하나같이 어려운 경영 여건을 들며 그룹 차원의 개입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앞으로 회계 자료 분석을 통해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CB를 발행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이재용 상무 남매의 에버랜드 CB인수대금 출처는 이 회장 개인 계좌였던 사실이 확인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