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논란을 빚고 있는 일부 테마쇼핑몰들이 높은 공실률·낮은 운영 수익률을 견디다 못해 사무실 임대 전용 빌딩(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3월 오픈한 분당 수내역 인근 애견 전문 쇼핑몰 '쥬쥬시티'는 개점한 지 6개월 만인 9월 말 문을 닫았다. 분양률이 낮고 임차인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던 데다 운영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턱없이 낮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건물은 통째로 외국계 펀드 L사로 넘어가 오피스빌딩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분당 서현역 인근 테마상가 '시마 1020'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에도 미분양 상가를 일부 사무실로 전환했던 이 상가는 한 미국계 펀드의 한국법인으로 넘어가 오피스빌딩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 밖에 서울 남부터미널 인근 K쇼핑몰 역시 사무실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오피스빌딩은 상가에 비해 평당 임대료가 절반 정도에 불과해 운영자 입장에서는 상가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에 걸쳐 대형 테마쇼핑몰이 서울과 수도권에 줄줄이 들어서면서 공급물량이 급증,일부 상가들은 1,2층을 제외하면 매장이 거의 텅텅 비어 있을 정도로 분양률이 낮은 상황이다. 박대원 상가뉴스레이다 선임연구원은 "호황기에 분양을 마친 상가라 해도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임대료를 자꾸 낮추다보면 결국 상가 운영수익이 거의 남지 않거나 적자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부 테마쇼핑몰들이 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하는 것은 임대료가 낮은 대신 임차인을 구하기가 훨씬 쉬운 데다 관리가 편하고 임대 수익변동도 작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테헤란로와 분당·일산 등은 최근 몇 년간 신규 오피스 공급이 많지 않아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도 배경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하는 것은 주로 부동산 펀드 등 전문 투자회사들이다.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꼬박꼬박 임대수익을 받을 수 있는 오피스빌딩을 운영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작지만 일정한 수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