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워런 버핏 "우린 경제철학 코드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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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세계 최고 부자다.
재산 465억달러에 나이는 50세.'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두 번째 부자다.
재산 440억달러에 나이 75세의 노인.두 사람의 나이차는 무려 스물다섯살이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절친한 친구다.
스스럼없이 '빌''워런'이라 부르고 햄버거집에서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1달러 내기 브리지게임도 한다.
이런 두 사람이 최근 '경제적 결합'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이츠는 작년 마지막 2주 동안 3010만달러를 들여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 해서웨이 주식 340주를 매입했다.
이로써 게이츠의 벅셔 주식은 4280주로 늘었다.
5일 종가(8만9800달러)를 기준으로 할 경우 3억8435만달러 규모다.
이것만으로 게이츠가 버핏의 '후계자'로 부상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게이츠의 벅셔 지분율은 고작 0.34%다.
그런데도 게이츠의 지분확대가 심상치않게 해석되는 것은 두 사람 간의 절대적 신뢰관계 때문.버핏은 2004년 7월 부인 수잔 버핏의 작고로 11개의 이사자리 중 1개가 비게되자 앞뒤 돌아보지 않고 게이츠를 선임했다.
버핏은 한발 더 나아가 작년 10월 "누군가 벅셔를 인수한다면 그 사람이 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작년 벅셔의 주주총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빌과 함께 한다면 최고의 인물을 얻는 것"이라고 말해 게이츠를 후계자로 지목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세계 1,2위 부자인 두 사람은 이력만으론 닮은 점이 별로 없다.
게이츠는 디지털이라는 '신세계'를 개척해 부자가 됐다.
버핏은 주식투자로 떼돈을 벌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이 친하게 된 것은 서로의 철학이 닮아 있다는 점 때문이다.
버핏은 '투자의 귀재' 못지않게 '윤리경영의 전도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평소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며 실제 아내의 유산 25억달러를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지난 86년 버핏이 포천지에 기고한 '나는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남겨야 하느냐'라는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으며 모든 것은 사회로 되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후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지난 98년엔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사가 있는 시애틀의 워싱턴대학에서,작년엔 버핏의 모교인 네브래스카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세계 최고 부자들 간 별난 우정이 경제적 결합으로 이어질지 주목해야 할 듯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