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환당국이 세계 2위 수준인 외환보유액의 자산 구조를 달러화와 미국 국채 위주에서 다변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달러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후샤오롄 국가외환관리국장은 최근 전국 외환관리 업무회의에서 "외환보유액의 통화 및 자산 구조를 고도화하고 투자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6일 보도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하이지점의 스티븐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 운용에서 처음으로 탈(脫)달러 의지를 밝혔다"고 해석하고 "석유나 다른 원자재를 위한 전략적인 펀드 구성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센터는 작년 12월 보고서를 통해 외환보유액을 해외자원개발 기술개발 인재양성 등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것을 정부에 건의한 적이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작년 9월말 7690억달러에 달했고 연말기준으론 8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외환보유액이 올해 1조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현재 70%가 달러 자산에 투자되고 있다고 전했다. 후 국장은 이날 외환보유액 운용 전략을 바꾸겠다는 방침 외에도 해외투자 때 적용해온 외환쿼터제도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자본유출입 통로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규제 폐지는 중국 기업의 해외 M&A(인수합병)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