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자민당 내에 '포스트 고이즈미'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됐다. 총리로 직행되는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출마 선언이 6일에만 3건에 달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이날 한 민영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그런 (좋은) 기회는 없다"고 말했다. "당장은 관방장관의 일에 충실하겠다"던 지금까지와의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기회란 자주 오는 게 아니다. 행운의 여신에는 뒷머리칼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깨달아도 잡을 수 없다"고 한 부친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은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나 병으로 쓰러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도 이날 방문지인 파키스탄에서 수행기자 간담회를 갖고 오는 9월 총재 경선 참가를 위한 국회의원 추천인 20명 확보를 전제로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최측근 인사인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전 부총재도 이날 지방의 한 강연에서 총재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5일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자민당 간사장에게 총재경선을 당원 외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국민참가형'으로 치르는 방안을 강구토록 지시, 이런 선거형식이 어떤 후보에게 유리할지 관심사다. 국민참가형으로 치러질 경우 국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아베 관방장관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선거인 만큼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말했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