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로 하고 다음 달부터 구체적인 협상에 나선다. 인구 11억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인 인도와 FTA를 체결하면 칠레나 싱가포르와 맺은 FTA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한·인도 공동연구 그룹이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 협정'(CEPA) 추진을 공식 건의하는 최종보고서를 채택하고 향후 24개월 내에 협상을 끝낼 것을 제안했다고 6일 발표했다. CEPA(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는 FTA의 일종으로 상품 교역뿐 아니라 서비스 투자 경제협력 등을 포괄하는 더 큰 개념이다. 공동연구 그룹의 최종보고서에는 양국이 △상품 교역 △서비스 교역 △무역 원활화 조치 △투자 촉진 및 자유화 △양자 간 경제협력 촉진 조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인도측 요청에 따라 민수용 원자력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실무협상은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최근 3년간 연평균 7.5% 성장해 왔으며 200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6918억달러로 세계 10위다. 국내 물가를 감안한 구매력 기준 GDP는 3조4000억달러로 세계 4위의 거대 시장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FTA를 맺으면 한국은 휴대폰 자동차부품 등 수출이 연간 30억달러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며 "인도측은 정보기술(IT) 인력의 한국 취업이 늘어나고 공업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양국의 산업구조가 상호 보완적이어서 FTA 협상이 순조로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 쌀과 인도 쌀의 품종이 달라 큰 마찰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