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휴대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초콜릿폰'(모델명 LG-SV590,LG-KV5900,LG-LP5900)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날씬하고 검은 '슬림 슬라이드폰'으로 시장에 나온 지 한 달 만에 4만5000대가 팔렸다.


LG 휴대폰으로는 출시 1개월 판매량 신기록이다.


한 달이 갓 지난 요즘은 하루 3000대 이상 팔린다.


4000대가 넘는 날도 있다.


하루 1000대 이상 팔리면 '대박폰'으로 불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초콜릿폰을 내놓아 '황금 티켓'을 잡았다며 호평하고 있다.


물론 '대박폰'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LG는 초콜릿폰을 내기 위해 국내외 히트상품을 철저히 분석했고 디자인 기획 마케팅 등 전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 중심으로 개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디자인의 주도권을 엔지니어가 아니라 일반 디자이너에게 넘겨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디자인했다.


디자인을 내놓고 나서 여기에 맞춰 각종 기능을 집어넣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한 것.디자인 책임은 오디오 캠코더 등을 설계해 '휴대폰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맡겼다.


디자인팀은 슬라이드폰으로는 가장 얇은 14.9mm 두께와 심플한 디자인을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정했다.


또 터치패드 기능을 휴대폰에 처음 적용해 깔끔하게 보이게 했다.


몸체 색상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블랙'을 택했다.


불필요한 선,로고,장식도 절반으로 줄였다.


옆 테두리에는 은색 띠를 둘러 제품이 얇아 보이게 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소비자 성향을 조사하기 위해 단말연구소장 직속으로 소비자감성팀을 만든 것도 전에 없는 일이다.


마케팅 조직은 외부 영입 전문가들로 채웠다.


NHN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던 한승헌 상무,존슨앤드존슨에서 생활용품 마케팅을 주도했던 마창민 상무 등이 들어와 마케팅을 맡았다.


제품 광고는 현빈,김태희,다니엘 헤니 등 전속 모델을 총동원해 초콜릿폰의 특성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형태로 만들었다.


한마디로 초콜릿폰은 '발상의 전환'이 적중해 탄생한 히트상품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