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6일 비상집행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내달 18일 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이끌 임시의장에 유재건 의원을 추대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회의에서 4명의 후보를 놓고 내부 투표와 토론을 거듭한 끝에 과반수 득표를 얻은 유 의원을 만장일치로 임시의장에 추대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애초부터 다선에 최고령자인 유 의원이 많이 거론됐었는데 본인이 워낙 강력하게 고사해 다른 여러분들이 거명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자연스럽고 순리적인 절차로서 유 의원이 맡아주는 것이 좋겠다는 최종 결론에 도달했다"고 합의 과정을 전했다. ◆왜 유재건이었나=유 의장의 추대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정동영,김근태 두 계파 중 어디에도 가깝지 않은 중립적 인물이라는 점이 컸다는 분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중립적이라고 평가받아온 한명숙 의원조차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가깝다는 근거없는 설이 돌면서 후보군에서 배제됐을 정도로 계파 간 이해득실 계산이 치열했다"며 "유 의원은 어느 계파에도 가깝지 않은 '무색채'라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 의장은 취임일성으로 "내달 18일 전당대회를 잘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름다운 축제 분위기로 전대를 치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 만찬에 대해 "적당한 날짜를 잡아서 하겠다"면서 "혹시 오해가 있으면 풀면 되고,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갈등과 관련해선 "당헌·당규도 없고,책도 공식도 없다"면서 "상식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인화하고,같은 목적에서 모인 집단인 만큼 힘을 합치자고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막중한 과제=비록 임기가 한달여에 불과한 임시의장이지만 유 의장에게 주어진 임무는 의외로 막중하다. 당과 청와대 간 갈등을 해소하는 게 첫째 과제다. 1·2개각 이후 당내 분위기는 대통령 초청 만찬 참석을 거부해버렸을 정도로 험악하다. 당원들의 상처입은 자존심을 치료해주고 당청관계를 생산적 협력관계로 복원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당대회 때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당내 계파 간 이해다툼도 적정 수위를 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조절해야 할 책무도 있다. 이미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장관은 당권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지지세력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간 상태다. 앞으로 당내 현안이 생길 때마다 사사건건 다툼이 벌어질 게 분명한 만큼 이들 사이에서 '분쟁 조정자'이자 '대회 주관자'로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