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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왜 하필이면 유시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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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봉진 < 비상임 논설위원·세종대 교수 > 왜 하필이면 유시민인가? 그 답은 너무 쉽다. 노무현 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은 '표'라는 생각에 미치면 결론은 뻔하기 때문이다. 호남표는 민주당에 잠식된 지 오래다. 영남표는 건드려 보기도 어렵다. 행정도시로 한껏 재미를 본 충청표 또한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요약하자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표에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 그러니 결론은 한 가지. 복지부야말로 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지막 남은 황금어장'이라고 판단했을 법하다. 그 황금 표밭에 평소 아끼던 쟁기를 대 봤으나 점잔만 빼고 앉아 있었을 뿐 선거용 무개차를 들이댈 밭 이랑을 제대로 일궈내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도 태부족이다. 국민들은 3년 동안 계속된 '해방전쟁'에 염증까지 내고 있다. 그러니 물불 안 가리고 "갈아엎을 쟁기는 유시민뿐"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는지 모른다. "유시민 때문에 표 떨어진다는 소리도 못 들었나"라는 일부 내부저항은 그저 하수(下手)로 보일 뿐이다. 국가 백년대계가 걱정스러운 것도 바로 이점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복지정책이 드디어 정치영역의 제물로 새로운 주방장 칼끝에 숨을 헐떡이게 됐다는 점이다. 탈(脫)군부 민주화 이후 집권한 정권의 연장선상에 선 노무현 정부의 개발독재에 대한 염증은 증오심에 가까울 정도라는 것이 일반의 인식이다. 서울대 박효종 교수 같은 이는 노무현 정부가 '부친살해(patricide)정치'를 벌이고 있다는 극단적 용어사용을 서슴지 않는다. "386 진보주의자들은 반공독재와 개발독재 군부독재 등 권위주의를 척결한다는 명분하에 부친세대가 혼신의 힘을 다해 개척해놓은 '자유(自由)가치'까지 살해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진보주의자들은 부친살해 정치와 더불어 재벌,서울,강남,서울대,언론 등으로 상징되는 기득권 세력에게서 그 막강한 힘과 지위를 빼앗아 사회적 약자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정의'라며 '기득권 해체 정치'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개발독재'라는 단어 속에는 정부가 '큰' 역할을 했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따라서 개발독재를 증오하는 사람들은 독재적 요소가 내재돼 있는 '큰 정부(big brother)'를 '작은 정부(small government)'로 바꾸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봄 직하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진보주의자들은 '큰 정부-작은 시장 ' 모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를 한껏 즐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던져주고 있을 정도다. 그 결과 정부의 역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야 할 사회 경제 문화 등 영역까지 정부가 '관리'하는 '정부 식민지'로 변모됐다는 게 박 교수의 또 다른 주장이다. 유시민 카드는 이 같은 '복지영역 식민지화'를 통해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는 지름길을 만들고 동시에 득표 극대화를 도모하는 정권연장 수단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많다. 노무현 정부는 한국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계몽적 역할을 자임하고 시민개인이나 사회집단들에 대해 설교하며 간섭하는 '권위'를 행사해왔을 뿐 아니라,특히 복지에 대해서는 '주체할 수 없는 부(富)와 그 반대에 서 있는 가난'이라는 대칭구도를 부각시켜 스스로를 위한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유시민 카드가 갖는 유해성은 '유시민 엔진'까지 단 '복지 지렛대'가 그렇지 않아도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복지부문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놓았다는 데 있다. 국민연금이 "후대를 고려하지 않은 나이든 세대의 사기극"으로 몰리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와 유시민 복지장관 등장 사이에 어떤 함수관계가 있는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biyang@sejo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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