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보통신(IT) 시장에선 'DOGS' 바람이 분다.


DOGS는 디자인(Design),아웃도어(Outdoor),기가바이트(Gigabite),스피드(Speed)를 뜻하는 영어단어의 첫 알파벳을 딴 것으로 이들 4개 부문을 강조한 제품군을 말한다.


한마디로 컬러와 디자인이 튀면서도 심플하고 휴대하기 편리하고,대용량 정보와 통신을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물론 지난해에도 DOGS를 강조한 제품이 나오긴 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처럼 간간이 나오던 트렌드에서 벗어나 IT제품 출시경향의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이미 올해 본격 출시될 휴대폰 지상파DMB PMP MP3 내비게이션 등은 한가지만 강조하지 않고 디자인과 휴대성 스피드 등 DOGS 성향을 모두 갖춘 융복합 기기로 줄줄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가 병술년 개띠해여서 DOGS바람은 올 한햇동안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D(디자인)


올해 IT기업들은 유난히 '감성'을 강조한다.


기술위주로 시장을 성장시켜 오면서 놓친 게 바로 감성이다.


소비자들도 기술지향에서 벗어나 이젠 디자인과 브랜드 광고 등 감성적인 측면을 강조한 제품 구매에 신경을 쓴다.


기술평준화가 폭넓게 형성되자 개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은 감성쪽에 눈길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제품이더라도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하는,즉 소비자의 마음을 동하게 하지 못하는 제품은 경쟁에서 뒤진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휴대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LG전자의 '초콜릿폰'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품은 검은색 몸체에 붉은색 문자를 넣어 경쟁제품과 디자인면에서 차별화했다.


특히 14.9mm의 얇은 두께에 터치센서 기능을 탑재하도록 디자인했다.


이로 인해 휴대폰 표면에서 굴곡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바로 이 점이 인기의 비결로 분석됐다.


노트북시장에서 다양한 컬러로 디자인해 남녀 소비자를 차별화한 것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례다.


MP3시장에서 곤충모양을 딴 디자인이 히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양한 마우스 디자인은 마우스를 PC의 단순부속품에서 벗어나게 했다.


◆O(아웃도어)


컴퓨터로 대표되는 초기 IT기기들은 대부분 온도조절기 습도조절기 등이 갖춰진 별도의 방에 모셔진 거대한 기계였다.


그러나 급속도로 크기가 작아지면서 이제는 휴대할 수 없는 제품은 IT기기라고 하기도 힘든 세상이 됐다.


야외 휴대를 위한 소형화 경량화 추세는 올해 IT기기 전반에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노트북PC는 '노트북'만한 크기에서 벗어나 수첩 크기로 작아지고 있다.


도시바코리아가 지난해 선보인 7.2인치 노트북PC '리브레또U100'은 무게가 999g에 불과해 1㎏도 안된다.


SKC&C의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씨앤씨(⊂&⊃)'는 위성DMB 수신 기능을 갖춰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다


◆G(기가바이트)


한때 인터넷상에선 '1억원짜리 PC'라는 10년 전 신문기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스카시방식 4기가바이트(GB) 하드디스크'가 억대 초호화 PC가 자랑하는 사양이었다.


이제 그 정도 하드디스크 용량은 손바닥안에 쏙 들어가는 MP3플레이어에 적용되고 있다.


애플의 플래시메모리타입 4GB MP3플레이어 '아이팟나노'는 20만원대 후반 가격이면 구입할 수 있다.


4GB는 음악파일 1000여곡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공간이다.


이 밖에 하드디스크타입 MP3플레이어는 수십GB제품까지 나왔다.


휴대용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로는 100GB제품까지 나왔다.


100GB면 영화 140편,MP3 음악은 3만여곡을 저장할 수 있다.


◆S(스피드)


올해 IT기기들은 예년처럼 스피드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소노마'노트북보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최대 68%나 빠른 '나파'노트북이 연초부터 시장을 달구고 있다.


통신기술쪽에서도 속도 개선은 눈부시다.


대용량의 데이터가 무선으로 오가는 와이브로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의 차세대 기술이 속속 상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06'행사에서 전송속도가 세계 최고인 HSDPA방식 이동통신 시스템과 휴대폰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과 휴대폰은 전송 속도가 3.6Mbps로 1.8Mbps인 기존 제품의 2배에 달한다.


이는 MP3 음악 10곡을 내려받는 데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휴대폰에서 즐기는 무선데이터 서비스가 초고속 인터넷 ADSL보다 빠른 세상이 온 것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