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할 때입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분들에게 저의 '7가지 새해의 각오'를 선물로 드립니다. #1:올해 저는 미국의 재정난에 대해 솔직해지겠습니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이미 지속가능한 수준이 아닙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해 사회보장과 의료 서비스를 누리게 되면 대혼란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대안은 사회보장을 대폭 줄이거나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세금을 올리는 것 뿐입니다. #2:자유무역을 분명하게 지지하겠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값 싼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중국 때리기'를 멈추겠습니다. 반덤핑법도 반대합니다. 이 법은 강력한 국내 산업을 외국과의 경쟁에서 보호하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저는 다자간 자유무역이 미국을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농민들도 자유시장을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겠습니다. 정부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금 미국 농민들은 그 정도로 가난하진 않습니다. 농산물 보조금도 반대합니다. 농산물 보조금은 무역협상에서 (어쩔 수 없는) 양보가 아니라 정책 변화를 통해 철폐돼야 합니다. #4:좋은 세금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겠습니다. 가령 휘발유에 비싼 세금을 물리는 것이 어떤 환경 규제보다 자원 절약에 도움이 됩니다. 휘발유 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연비가 적게 드는 차를 사거나 차를 덜 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통행요금 징수를,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탄소세 부과를 지지하겠습니다. #5:벤 버냉키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앨런 그린스펀 현 의장의 정책을 계승하지 않아도 그를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FRB는 충분히 독립적이며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성장 둔화와 고용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금리를 올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버냉키와 그의 동료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잠자코 있겠습니다. #6:1센트(페니)짜리 동전을 없애는데 한 표 던지겠습니다. 통화 시스템의 목적은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인데 1센트짜리 동전은 이 같은 목적에 별로 부합하지 않습니다. 1센트짜리 동전을 없애면 동전을 만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7:정부의 역할에 대해 겸손해지겠습니다. 경제적 번영은 정부 정책이 아니라 기업가 정신에서 비롯됩니다. (근대경제학의 창시자인)애덤 스미스가 "한 국가가 가장 야만적인 수준에서 가장 부유한 경제로 이행하는데는 평화와 낮은 세금,훌륭한 법 집행 외에 거의 필요치 않다"고 말한 것은 참으로 맞는 얘기입니다. 저는 앞으로 이 세 가지에만 관심을 갖고 나머지는 미국인들의 창의성을 믿겠습니다. 정리=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 ◇이 글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CEA) 의장을 지낸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Repeat After Me'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