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이들은 아시아에서부터 두바이와 아프리카 등 열대지역과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까지 해외 영토를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동일토건은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주상복합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10억달러(1조원 상당)를 들여 이 나라의 신행정수도 아스타나시 인근 6만평 부지(사진)에서 오는 2009년까지 주상복합건물 40개동(3000여 가구)을 짓는 것으로 작년 9월 1차로 383가구를 분양했다. 올 3월 2차로 209가구를 추가분양할 계획이다.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직접 사업을 검토하고 아파트 건설 계획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 현지의 반응이 뜨겁다. 성원건설은 막대한 오일달러를 가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주상복합건물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높이 42층,450가구 규모로 총 사업비는 1억86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또 클라크 미 공군기지가 철수한 필리핀 하시엔다 지역 70만평을 임대해 골프장 및 리조트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성원건설 진경배 팀장은 "올해를 해외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면서 "현재 몽골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지에서도 사업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남광토건은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지상 27층 규모에 290개 객실을 갖춘 고급 호텔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앙골라 정부와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합작 현지법인 설립 동의서까지 체결한 상태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6월 베트남 호찌민시 중심가에 건립될 주상복합건물 '아시아나플라자'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내년 6월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대원도 호찌민시 안푸지역에서 지난 1월 16층짜리 아파트 3개동 405가구를 착공해 현재 분양 중이다. 월드건설은 사이판에서 지난 2003년 객실 265실 규모의 호텔을 매입,리모델링을 거쳐 올 3월 정식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사이판 월드리조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호텔 외관과 부대시설을 리모델링하는 한편 호텔 1개 동을 추가로 짓고 워터파크도 신설한다. 그랜드오픈을 계기로 월드건설은 체코 출신의 슈퍼모델 안드레아 비를 전속모델로 기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시행사인 랜드러버스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외국인을 위한 고급 빌라단지를 기획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의 상징 페트로나스(PETRONAS) 쌍둥이 빌딩에서 가까운 각국 대사관 밀집지역 '달란맷지' 내 부지의 매입이 완료된 상태로 올 하반기 착공을 위해 설계를 진행 중이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한 정보기획실장은 "중견 건설업체들이 지난 수년간 호황기에 벌어들인 이익을 바탕으로 침체 기미를 보이는 국내시장을 피해 잇따라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며 "특히 주택보급률이 낮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