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개 시중은행의 올해 정보기술(IT) 투자가 1조2000억원을 웃도는 등 지난해보다 27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간 무한경쟁 시대에 대비,디지털뱅킹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 주요 5개 시중은행의 올해 IT 투자 금액(계획)은 총 891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조흥은행 등 IT 투자를 포함할 경우 시중은행의 전체 IT 투자 규모는 1조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이 지난해 830억원보다 225% 증가한 2700억원의 IT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예상)의 13%에 달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외환은행이 전년 대비 44% 늘어난 1850억원의 IT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은행들이 올해 IT 투자를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영업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주요 IT 투자 설비 항목은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재해복구시스템(백업시스템) 재구축,인터넷뱅킹 업그레이드,신BIS비율(바젤Ⅱ) 도입에 따른 전산시스템 구축,자동화기기 도입 등이다.


국민은행은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e뱅킹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백업시스템 확충과 전산시스템의 업그레이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통합은행(조흥은행과 합병)의 차세대코어뱅킹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만 5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작년 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하나은행은 그룹 차원의 데이터하우스 구축에 나서는 한편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조준보 국민은행 IT 담당 부행장은 "은행에서 IT가 없으면 상품을 판매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업에서 IT는 생존을 위한 필수 무기"라며 "은행 간 영업전쟁이 치열할수록 IT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