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 논문조작에 연루된 서울대 교수들에 대한 징계 절차가 예고된 가운데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미처 밝혀내지 못한 미즈메디병원과 한양대 소속 관련자들의 `논문조작' 개입 여부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줄기세포 배양, DNA 검사, 사진 데이터 작성 등을 맡았던 이들이 논문 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외부기관을 강제조사할 수 없었던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에선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낸 다른 논문에서 사진조작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일부는 사실로 밝혀진데 이어 조작 논문 작성 과정에서 이들이 내놓았던 DNA 검사가 조사위 검사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 DNA 검사 의혹 = 서울대 조사위 관계자에 따르면 논문조작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유영준 연구원은 적어도 1번 줄기세포는 진짜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유 연구원은 조사 당시 "검사 결과 2004년 논문에 실린 자가 핵치환 줄기세포도 `가짜'이며 실제로는 처녀생식의 소산으로 보인다"는 소식을 듣고 "그럴 리가 없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유 연구원은 당시 논문 작성 과정에서 2차례에 걸쳐 미즈메디병원 연구진에게 DNA 지문검사를 맡겼으며, 모두 맞는 것으로 나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조사위 관계자는 전했다. 유 연구원의 이 같은 진술은 당시 미즈메디병원 소속이던 박종혁 피츠버그대 연구원과 윤현수 한양대 교수 등이 조작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유 연구원은 동일 여성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한 `자가 핵치환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제2저자로, 모 의대를 졸업한 후 황 교수 연구팀에서 현장팀장 역할을 하다 2004년 논문 발표후 연구팀을 떠났다. ◇ 사진조작 의혹 = 미즈메디병원과 한양대 소속 전현직 연구원들이 낸 논문들에서 전혀 엉뚱한 사진이 중복되는 일이 잇따라 발견된 점도 의혹을 키우는 부분이다. 미즈메디병원 연구팀은 2003년 `줄기세포', 2004년 `분자세포', 2005년 `생식생물학' 등 국제 저널에 수정란 줄기세포 사진을 실은 논문들을 잇따라 발표했다. 문제는 이 논문들에 실린 사진 중 황 교수팀의 2005년,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로 소개됐던 사진들과 중복되거나 겹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 당사자들은 이에 대해 `단순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서로 무관한 논문들에서도 사진이 뒤섞였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어서 의혹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즈메디 병원에서 일하며 한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선종 연구원의 학위 논문에도 유사한 사례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현수 교수가 제1저자 역할을 맡은 `유럽 생화학회 연맹 레터즈'에 실린 논문은 윤 교수 스스로 조작된 사진이 실렸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생물학 분야 일부 대학원생과 소장 과학자들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게시판 등을 통해 "미즈메디병원에서 논문사진 조작이 일상적으로 이뤄졌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미즈메디병원은 사진조작 원천기술을 보유한 `포토샵 학원' 아니냐"는 우스개 말까지 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