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이 우리 경제의 문제점과 대안을 짚은 책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문이당)를 펴냈다.


경제 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저자는 60여년간의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 경제는 그리 낙관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현 정부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현실 경제를 반영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거시적 지표에서 2005년의 경제상황은 무역흑자 220억달러,외환보유액 2082억달러 등 안정된 것 같지만 미시적 관점에서 보면 가계나 기업의 체감경기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거시적 경제 지표에만 근거해 분배와 성장의 우선론을 따지고 전망을 낙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우리경제가 수출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므로 그 구조적 취약점이 국가경제를 일시에 바닥에 떨어뜨릴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현 정부가 성장도 추구하면서 양극화 해소를 위해 분배개선을 시도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OECD 국가 중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경제정책에서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회 전반적인 분배 구조의 개선이 고용 창출 전략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분배 구조가 어느 정도 악화되는 것을 감수하고 일자리 확충을 통한 빈곤퇴치로 사회적 통합의 기초를 닦은 뒤 소득분배 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실업 해소에 주안점을 두면서 정부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 방안,반기업 정서 해소,일관성 있는 정책 등으로 기업 활기를 북돋워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재벌의 오너 경영체제는 당분간 불가피하고 이를 대체할 기관투자가 집단을 육성해야 하며 고용증대를 위한 중소기업 활성화 방안과 부품 소재산업 개발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224쪽,1만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