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달 초로 잡았던 귀국 시기를 미룬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일본으로 거처를 옮겨와 지인들을 만나며 경영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관계자는 13일 "이 회장이 여러모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지난해 말 미국에서 일본으로 거처를 옮겼다"며 "막내딸을 잃은 충격도 어느 정도 극복해 일본 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이 회장이 초등학교와 대학(와세다대)시절을 보내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인데다 지리적으로도 한국과 가까워 그룹 경영현안을 챙기는데 미국보다 훨씬 나은 여건이다. 이 회장은 현지법인인 일본삼성으로부터 최근 일본 관·재계에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반(反)삼성 기류에 대한 보고를 받고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특히 삼성과의 협력으로 일본 내에서 '왕따'수준의 견제를 당하고 있는 소니에 대해 각별히 배려를 하는 한편 다른 업체들과도 전향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