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가 13일 SBS를 통해 "미즈메디 병원측에 속은 증거"라며 지난해 말 박종혁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원과의 전화 통화 내용 녹음 기록을 공개했다. SBS는 이날 "황 교수가 지난달 26일 미국에 있는 박 연구원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박 연구원으로부터 2004년 논문에 실린 1번 줄기세포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황 교수가 DNA 검사를 맡긴 주체와의 일치 여부를 묻자 박 연구원은 "줄기세포 1번 DNA 지문 분석을 직접 맡겼고 기존 논문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서울대 조사에서 분석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DNA 검사 시기와 자료제공 주체를 묻는 황 교수의 질문에 박 연구원은 "2004년 9월에 미즈메디 병원 측에서 세포 냉동과 지문분석을 위한 DNA 추출 등 후반작업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즈메디 병원 의과학연구소장을 지낸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가 2004년과 2005년 두 논문의 DNA 분석을 국과수 서부 분소에 의뢰하는 등 검증 작업을 총괄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당시 서울대 유영준 연구원으로부터 난자와 체세포 제공자의 DNA 시료와 테라토마 시료를 제공 받았고 미즈메디 병원에 보관돼 있던 1번 줄기세포를 받아 DNA를 추출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 최종보고서에서 이 3가지는 모두 체세포 공여자 DNA와 일치한다고 확인됐지만 2004년 논문에 나온 줄기세포와는 다르게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이 문제의 열쇠를 유영준 연구원이 갖고 있다고 봐야 되느냐"는 황 교수의 질문에 "잘못됐다면 유 연구원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SBS 인터뷰에서 황 교수의 12일 기자회견과 관련, 불쾌함을 나타내면서도 "우리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보고받지 못했고 (지금은) 김선종 연구원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며 과거의 확신에 찬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