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노량진 중계동 등 서울의 대표적 학원가들이 최대 성수기인 3월 신학기를 앞두고 저마다의 강점을 앞세우며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 '학원 1번지'로 손꼽히는 대치동은 소수정예 위주의 강의로 유명하다.


수강료도 비싼 편이어서 유통업체와 비유하자면 명품관에 가깝다.


최근 메가스터디와 이투스 등이 가세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노량진은 비교적 싼 값의 강의들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어 할인점으로 평가할 만하다.


학원가 3인방 중 가장 늦게 형성된 중계동은 소형 전문학원과 단과·종합반 학원들이 뒤섞여 있어 백화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중·소형 전문학원 각축


은마아파트 사거리를 중심으로 한 대치동 학원가(사진)에서는 대형 단과·종합학원 대신 국어(논술) 영어 수학 과학 등 특정 과목만을 가르치는 중·소형 전문학원들이 강세다.


지난 13일 오후 대치초암논술학원.두어 평 남짓한 강의실에서 이미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강사들과 시험결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과외처럼 개별적인 사후관리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곳의 한 반 정원은 평균 10여명 안팎.


올해 대입시험을 치른 류정희양(17·검정고시)은 "종합적인 논술강의와 대학별 대비반 등 여러 수업을 동시에 들었다"며 "한 달 학원비로 100만~200만원은 거뜬히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대치동 학원가의 강점은 현역 고교생과 상위층 학생들을 타깃으로 한 소수정예형 강의.처음부터 서너 명이 팀을 만들어 유명 강사를 찾아오는 과외방도 인기다.


과목별 비용은 평균 20만~50만원대로 다른 지역보다 비싸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평가연구소장은 "이 지역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과외와 학원 경험이 풍부해 최신 입시 트렌드와 깊이 있는 심층분석을 내놓지 못하면 단번에 알아채고 발길을 돌린다"며 "그만큼 입맛을 맞추기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강의 강세


단과·종합학원의 기존 맹주인 정진 한샘 중앙 대성이 밀집해 있는 노량진 학원가는 최근 온라인 수능 동영상 강좌로 유명한 메가스터디와 이투스가 지난달 오프라인 대입학원을 개원하면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학원당 원생수가 수백명에서 수천명 수준인 상황에서 메가스터디와 이투스는 개원 한 달 만에 수강생이 각각 1만명을 돌파하는 등 학원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고 한 번에 150~200명이 수강하는 대형 강의가 개설돼 있는 등 규모면에서 학원시설은 대치동을 압도한다.


대체로 강의는 저렴하면서 대중적이다.


단과 수강료는 평균 4만~6만원대.오전부터 저녁까지 전 수능과목을 들으며 마치 학교처럼 공부할 수 있는 재수종합반(40만원대)도 어느 지역보다 강하다.


한석현 노량진이투스 원장은 "노량진은 주변에 고시원(숙박) 인프라가 좋고 수준에 맞는 강의를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장점"이라며 "그동안 유명 강사를 대치동에 뺏겨온 측면도 있지만 내신과 수능,논술고사를 접목한 다양한 상품(강의)으로 승부하기에는 이곳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착브랜드학원 인기


중계동 은행사거리가 중심인 중계동 학원가는 대치동과 노량진을 섞어놓은 듯하다.


내신 및 수능 대비 단과·종합학원과 소형 전문학원들이 혼재해 있다.


평균 7만~8만원대 단과반부터 수십만원대 수업까지 다양하다.


다만 최근에는 대치동을 뒤쫓아 10명 이내를 정원으로 하는 과목별 전문학원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 지역은 유명학원 브랜드 대신 학림 세일 소피아 등 토착 학원들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게 독특하다.


조재필수학학원의 조재필 원장은 "강남 출신 원장이나 강사가 반드시 이곳에서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니다"며 "강북지역 학생들은 감정표현을 더 많이 하는 등 정서적으로 강남 아이들과 좀 다르기 때문에 강사들의 강의법 등이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문혜정.김현예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