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41일간 장기 해외전지 훈련의 첫 평가전 무대에서 씁쓸한 패배를 당했다. 약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음에도 고질적인 골결정력 부재와 역습상황에 대한 수비진들의 안일한 대처는 분명 아드보카트호가 전지훈련을 통해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좌우 불균형의 아쉬움 한국-UAE전의 방송해설을 맡은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경기 시작 전 장학영(성남)의 기용에 대해 "왼쪽 측면의 붙박이인 이영표의 빈자리를 대체할 선수로 가능성을 보기 위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용병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장학영은 A매치에 첫 데뷔한 '루키'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경직된 플레이와 매끄럽지 못한 오버래핑으로 '이영표 백업요원'으로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약점을 남겼다. 반면 아드보카트호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0월 이란전부터 재활치료 중인 송종국(수원)의 대체요원으로 나선 조원희는 UAE전에서도 과감한 돌파와 크로스로 합격점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장학영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동시에 또다른 왼쪽측면의 '백업카드'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게 됐다. 한준희 KBS해설위원 역시 "왼쪽에만 쏠리고 있는 공격루트를 빨리 다변화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번 전지훈련은 말 그대로 독일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옥석 가리기'뿐 아니라 경기중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이날 드러난 좌우 공격의 불균형과 함께 역습에 대처하는 수비진들의 안일한 대응자세를 빨리 발견했다는 점은 '아드보카트호'에 있어 다행스런 일이 수도 있다. 이용수 교수는 "비록 약체를 상대로 했지만 슈팅 숫자나 볼 점유율에서 경기를 지배했다는 점은 다행"이라며 "경기 흐름에 맞춰 3-4-3 전술에서 3-5-2전술로 바꾼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 훈련을 하는 것은 좋은 선수를 찾는 기회도 되지만 선수들에게 적합한 전술을 찾아내는 효과도 있다"며 "선수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역습상황에 대처하는 수비진들의 모습은 아직도 미숙하기만 하다. 불리한 상황에서는 반칙으로라도 흐름을 끊어야 하는 데 이번에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리야드=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