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코미디영화 '투사부일체'(감독 김동원)는 흥행에 성공한 '두사부일체'(2001년)의 후광을 업고 탄생한 속편이다. '가문의 영광''조폭마누라' 등 일련의 영화처럼 액션과 코미디의 '행복한 만남'을 겨냥하고 있지만 전편에 비해 파괴력은 약화됐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데다 정서의 흐름이 일관성을 잃어버렸다.


전편에서 고교생이 돼 사학재단의 비리를 척결했던 조폭중간보스 계두식(정준호)이 이번에는 사범대 교생 신분으로 고교에 부임해 '일'을 벌인다. 영화에는 웃음을 이끌어 내기 위한 장치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우선 기성 신분질서를 뒤집는 설정이 눈에 띈다. 만인의 지탄을 받는 조폭이 학생을 가르치는 교생이 되는 데다 그것도 윤리과목을 담당하니 우스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두식의 두목은 고교생으로 그의 제자가 된다. 두목은 불량학생들에게 매를 맞거나 부하인 두식에게 벌을 서야 할 처지에 몰린다. 조폭보다 드센 여자들이 조폭 남편과 애인을 괴롭히는 장면도 웃음거리다.


조폭 코미디의 단골메뉴인 '무지(無知)를 웃음의 도구로 끌어들이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공항 출입국심사원이 요구하는 '패스포트(여권)'를 양주이름으로 받아들이거나,비행기의 영어철자를 'KAL'로 답하는 식이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싸이'(싸이월드를 지칭)를 가수 '싸이'로 해석하고 싸이월드 내에서 거래되는 인터넷화폐 '도토리'를 진짜 도토리로 받아들이는 해프닝도 일어난다. 이마로 못을 박거나(돌머리의 은유),틈만 나면 부하의 뒤통수를 때리는 식의 슬랩스틱코미디도 등장한다.


문제는 여러 인물의 에피소드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아 리듬과 톤이 심하게 요동친다는 데 있다. 일부 장면은 너무 오랜시간 뒤에 연결되고,일부는 연결장면 간 분위기가 너무 달라 관객이 금세 적응하지 못한다. 웃음이란 상황에 몰입한 상태에서 터져나와야 자연스럽다.


사학재단의 비리를 보여주기 위한 설정도 어설프다. 전편에서는 재단의 구조적인 비리가 여러 각도에서 조명되지만 속편에서는 이사장 아들의 폭력성을 부각시키는 데 그쳐 이야기에 힘이 빠져 버렸다. 19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