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벤처캐피털이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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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빌딩의 한국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사무실.이 곳에 지난주 일본 미즈호캐피털 관계자가 불쑥 찾아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협의회가 한국의 디스플레이 및 휴대폰 관련 우수 부품업체에 대한 투자를 주선해 주면 투자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17일에는 독일 바스프(BASF) 그룹의 자회사인 바스프벤처캐피털 관계자도 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12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소개한 이 관계자는 협의회 회원으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협의회 회원에게 제공되는 국내 부품소재 우수기업 300여개사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이들 외에도 최근 국내에는 해외 벤처투자자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2002년 벤처 거품이 꺼진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외국 벤처투자자들이 최근 코스닥이 활황세를 보이자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특히 외국계 벤처캐피털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방침이 발표된 후 가속화되는 추세라고 전하고 있다.
외국계 자본들이 또 한 번의 '벤처 붐'을 기대하고 입도선매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부품소재협의회는 지난 18일에도 싱가포르에 위치한 벤처캐피털인 월든인터내셔널싱가포르로부터 회원 가입과 관련한 전화 문의를 받았다.
협의회 관계자는 "국내 사무실이 없는 해외 투자자들을 회원으로 받은 적은 없다"며 "국내 사무실이 없을 경우 기존 회원과는 다른 형태의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예 직접 벤처기업 찾기에 나선 해외 벤처캐피털도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블루런벤처스(옛 노키아벤처스)는 18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미국의 벤처 이론가인 존 네스하임 코넬대 교수를 초빙해 강연회를 열었다.
블루런벤처스는 이 자리에 국내 정보기술(IT) 분야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 관계자,대기업 벤처투자 담당 임원들을 초청,투자 상담회도 가졌다.
IT 분야에 1조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블루런벤처스는 지난해 12월 공동 사장으로 한국인인 윤관 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한국 사무소의 인력을 보강,한국 부문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벤처캐피털들을 방문해 간접적으로 우량 기업 정보 취득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일본 다이와증권의 자회사인 NIF SMBC벤처스는 지난주 KTB네트워크와 한국기술투자를 잇따라 방문해 벤처투자 담당자들과 면담을 갖고 국내 벤처업계 현황 및 전망 등을 물어봤다.
정부 기관 등을 통해 투자 기업을 물색하는 벤처캐피털도 있다.
2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칩 부문 투자 펀드를 운용하는 미국의 톨우드벤처스는 지난 9일 대전의 KAIST 나노종합팹센터에서 투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회사 조지 파브로브 부사장은 "기술과 시장,맨파워 등을 갖춘 대덕특구 기업에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