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계열의 영화투자배급사 쇼박스(대표 김우택)가 CJ엔터테인먼트를 누르고 영화배급시장 정상에 올랐다. 쇼박스는 지난해 한국영화 16편,외화 8편 등 총 24편의 영화를 배급,전국관객 3292만명을 동원해 CJ엔터테인먼트(한국영화 17편,외화 17편 배급)의 3100만명보다 약 200만명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쇼박스는 지난 2002년 영화배급시장에 뛰어든 이래 3년 만에 국내 최대의 배급사가 됐다. 쇼박스의 이 같은 실적은 CJ보다 10편이나 적은 영화를 배급해 거둔 것이어서 주목된다. 쇼박스는 지난해 매출 950억원,당기순이익 1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을 거둔 것은 '말아톤'(관객 518만명 동원)을 필두로 '웰컴 투 동막골'(801만명) '가문의 위기'(567만명) 등 '흥행 빅3'를 쇼박스가 모두 배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CJ는 대작 '태풍'(370만명·상영 중)을 비롯해 '친절한 금자씨'(356만명) '너는 내운명'(307만명) '마파도'(302만명) 등이 모두 관객 400만명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두 회사가 이 같은 실적을 낸 것은 쇼박스가 안정된 경영상태를 유지한 데 반해 CJ는 오랜 기간 영화계에 몸담았던 간부진을 뚜렷한 이유없이 물갈이하는 등 인사상 난맥이 되풀이된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002년 9월 '중독'을 첫 배급한 쇼박스는 그해 400만여명을 동원한 '색즉시공'과 2003년 300만명을 돌파한 '오 브라더스' 등으로 배급시장에 진입했으며 지난 2004년 국내영화 사상 최대 히트작인 '태극기 휘날리며'를 투자배급하면서 메이저업체로 도약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