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에선 전국학생이 강남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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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인 서울 강남구가 지역주민은 물론 전 국민을 위해 벌이고 있는 전자책 도서관 사업,인터넷 수능방송 사업 등이 전국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일반인들에게 은연중 퍼져 있는 '반강남 정서'를 누그러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강남구가 진두지휘한 대표적 교육·문화 사업은 당초 강남구 내 초등학생들을 위해 구비를 털어 2002년에 만든 인터넷사이트인 '전자책 도서관(ebook.gangnam.go.kr)'.강남구는 구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 서비스 이용범위를 전국화하자는 데 98%가 찬성하자 지난해 7월부터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이 사이트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서비스를 전국화한 지 6개월 만에 전국 118개 시·군·구 1462개 초등학교가 도서관 이용을 희망했다.
12월 말 현재 등록회원은 125만명.
이 사이트 구축을 위해 강남구가 투자한 초기비용은 80억원.여기에 전자책 구입비로 해마다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강남구는 현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출시된 전자책 9000종 22만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저작권 문제로 여러명의 접속자가 한 권의 책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책을 20권 이상씩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전자책 한 권당 가격은 6000원 선으로 10만권의 장서를 늘리려면 6억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구민과 제휴 지자체들의 반응이 좋아 전자책의 권수를 100만권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4년부터 시작한 인터넷 수능방송(edu.ingang.go.kr)도 전국의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서비스다.
가입비로 1만원을 내면 거주지역에 상관없이 강남구청이 제공하는 모든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산간 오지나 낙도의 학생들에게는 1만원의 가입비를 받지 않는다.
또 섬으로 구성된 전남도 신안군 등 벽지 학생들과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자녀 등 2300명에게는 인터넷 강의 교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EBS 교육방송과의 차별화를 위해 '학원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유명 강사들을 초빙해 상위권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벌였다.
강의료가 무료인데도 강의 수준은 높다는 소문이 돌면서 상당수의 고등학생 회원들이 점차 늘어났다.
2006년 1월19일 현재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의 회원수는 21만2500명에 달한다.
강남구 관계자는 "무료강의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3000억원에 달한다"며 "강남구가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올해 고교생 설문조사에서 '대치동 1타강사'라는 명성을 얻은 조동기(언어) 한석원(수리) 김찬휘(외국어) 최강(사탐) 이범(과탐) 등 40명의 강사를 투입해 내신과 논술강좌를 포함,2700개의 강좌를 전국 고등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